■ 목포 해경 갑판장이 말하는 中불법조업 실태
쇠파이프-몽둥이로 무장한 中선원들 21일 전남 신안군 홍도 41km 우리 측 배타적경제수역에서 한국 해경이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 단속에 나서자 해경이 진입할 것을 우려한 중국 선원들이 쇠파이프와 몽둥이(동그라미 부분)를 들고 경계를 서고 있다. 신안=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이 사건이 일어난 지 이틀 뒤 흑산면 가거도 서쪽 73km 해상에서 불법 중국 어선 단속을 위해 배에 오르던 박경조 경위(당시 48세)가 중국 선원이 휘두른 삽에 맞아 바다로 떨어져 숨졌다. 이 경위는 “지금도 쇠파이프나 삽, 어구 등으로 위협을 가하고 집단으로 저항하기 때문에 중국 선원 제압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해경은 중국 어선들이 집단으로 대항하기 때문에 나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21일 오전 신안군 홍도 서북쪽 41km 해상에서 목포해경 소속 3009함이 우리 측 EEZ에서 무허가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 23척을 적발했다. 해경이 단속에 나서자 어선들은 11척, 12척씩 나눠 배를 밧줄로 묶었다. 해경이 고속단정을 투입해 해산에 나서자 선원들은 쇠파이프와 어구 등을 들고 경찰관들이 배에 오르지 못하게 막았다. 이 경위는 “가스총과 전기충격기, 3단봉 등 장비를 갖추고 단속에 나서지만 고속단정보다 어선 선체가 높은 탓에 위에서 아래로 흉기를 휘두르면 진입이 쉽지 않다”며 “시위 진압 때처럼 최루탄을 쏴 선원들을 무력화시킨 뒤 제압하는 등 단속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