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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브레이크] “제2 히어로즈 될라” VS “21세기형 구단”

입력 | 2010-12-24 07:00:00

엔씨소프트를 바라보는 두가지 시선

“게임업체가 1년 200억 댈수 있나”
대기업 구단 전통에 신중론 대두

“자금력 탄탄하고 전사적 창단 준비”
프로야구 신모델 제시 긍정 시각도



롯데가 제 2의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마산구장. 하지만 창원을 연고로 한 제9구단 창단이 승인될 경우, 엔씨소프트가 홈구장으로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스포츠동아DB


엔씨소프트가 프로야구단 창단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야구계가 술렁이고 있다.

23일 프로야구 출신 야구인 모임인 일구회와 프로야구선수협회는 즉각 지지성명을 내놓았고 엔씨소프트는 감사의 뜻을 나타내며 “한국야구위원회 이사회 등 과제들이 남아있지만 사회적 기대에 부응해 창원은 물론 우리나라 프로야구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준비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화답했다.

1990년 쌍방울 창단 후 20년 동안 변함이 없었던 프로야구 8개구단 체제에서 벗어나 9개구단, 나아가 10개구단 체제를 눈앞에 둔 시점이다. 그러나 팀 확장을 두고 상반된 시선이 양립하고 있다.

● 부정적 시선-흥분보다는 신중 자세 필요

신중론자들의 시각은 프로야구의 전통론에 뿌리를 두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창설과 성장과정을 보면 재력가들이 중심에 있었다. 한마디로 프로야구는 아무나 진입할 수 없는 배타적인 지위를 가지고 성장했다.

프로야구단을 ‘프로페셔널 클럽(Professional Club)’이라고 한다. ‘클럽’에서 읽을 수 있듯 프로야구 리그는 부호들의 친목 형태로 이루어져왔다. 한국프로야구도 그동안 대기업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해왔다.

청보나 쌍방울 등이 끼어들었지만 결국 얼마 가지 못하고 판을 접었다. 살아남는 구단은 결국 대기업들뿐이다. 2008년 현대가 무너진 뒤 새롭게 창단한 히어로즈는 자금난에 시달리며 주력선수들을 팔아넘겨 불안감을 주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온라인게임업체로, 2009년을 기준으로 6347억원의 매출과 1853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탄탄한 기업이다. 그러나 매출규모가 1조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이 과연 1년에 200억원 안팎을 쏟아부어야하는 프로야구단을 운영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메이저리그 시애틀 대주주인 세계적 게임업체 닌텐도도 최근에는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게임산업은 변동성이 크다. 외형적 팽창에만 주력하다 다시 9구단, 8구단으로 줄어들면 오히려 프로야구의 퇴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 긍정적 시선-21세기형 프로야구단 모델

진보적인 시각은 다르다. 출범 이후 30년 동안 지탱해온 대기업 중심의 한국프로야구는 여전히 답보상태다. 만성적인 적자구조에서 탈출한 팀은 전무하다. 프로야구단이 모그룹의 눈치를 보며 운영자금을 타 쓰는 상황은 앞으로도 개선될 수 없다.

엔씨소프트는 대기업과 견줄 수 없지만 현재의 자금력과 유동성, 그리고 미래 성장가치를 보면 프로야구단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독자생존의 길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프로야구단 창단 움직임만 보더라도 김택진 대표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하다.

조직이 슬림하고 창의적이다. 벌써부터 엔씨소프트는 전사적으로 직원들이 프로야구단에 대해 갖가지 발전적인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고 한다. 모그룹 눈치보기와 복지부동에 익숙한 기존 대기업 구단들과는 분명 다른 행보다.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도 이젠 대기업과 재벌만이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는 시대는 지났다. 일본 10대 기업이 운영하는 팀은 오릭스 정도다.

엔씨소프트는 프로야구단 정착까지 초기투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넥센과는 다르다. 흑자전환에 대한 도전정신도 대기업이 운영하는 구단보다 낫다. 그래서 새로운 한국형 프로야구단 모델을 제시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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