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터 이숙자에 기량 전수…인삼공 3-0 완파
어느 스포츠 종목이든 한 명의 스타가 부각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22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렸던 V리그 여자부 경기는 달랐다.
한국인삼공사를 3-0으로 완파한 GS칼텍스였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선수가 없었다. 묵묵히 볼 배급을 했던 베테랑 세터 이숙자가 인상적이었다.
제자는 스승을 따라간다고 했던가. 이 경기만 놓고 보면 완벽한 타이밍이었다. 이숙자는 이 코치가 생각한 곳에 정확히 볼을 띄워 GS칼텍스 공격진을 도왔다. 김민지(16득점), 정대영(12득점), 배유나(9득점) 등 득점 분포가 고른 것도 그래서였다.
‘배구는 세터 놀음’이란 말이 실감나는 경기였다. 경기 후 이 코치는 이숙자에게 웃어 보이며 한 마디를 던졌다. “오늘 교감 좀 됐다.”
철저한 분석도 힘을 보탰다.
이 코치는 현대캐피탈 최태웅과 흥국생명 김사니, 일본대표팀의 세터 다케시다 요시에 등의 플레이가 담긴 영상 자료를 준비해 이숙자, 백업 세터 시은미와 함께 지켜보며 많은 대화를 나눈다.
물론 이 코치의 모든 걸 따라가긴 버겁다.
GS칼텍스는 인삼공사전을 앞두고 엄청난 양의 훈련을 했다. 녹초가 된 이숙자가 “한 10세트쯤 뛴 것 같다”고 푸념할 정도다. “조혜정 감독님만의 특색이 있다면 ‘균형 배구’라 할 수 있다. 한 쪽에 기우는 게 아닌, 선수를 고르게 활용할 줄 아는 플레이를 강조한다. 숙자가 특정 선수를 빛내주기 보단 팀 전체를 최대한 살리는 토스를 했다”고 이 코치는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