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기구 교체-교실개선 예산 삭감… 올해보다 줄거나 전액삭감돼좋은학교 만들기-학비지원비 삭감… 다른사업에 합쳐져 더 늘어나
서울시가 21, 22일 주요 일간지에 게재한 무상급식 반대 광고에 대해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광고 내용의 진위 공방을 벌이고 있다. 같은 예산안을 놓고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만큼 문제를 푸는 열쇠는 서울시교육청의 예산안에 있다.
예산안을 보면 서울시가 광고에서 “전액 삭감됐다”고 주장하는 사업 중에는 사업이 통합되거나 이름이 바뀐 경우가 있다. 따라서 서울시가 없어졌다고 주장하는 사업 중 일부는 그 기능을 하는 예산이 편성돼 있는 셈이다. 그러나 학교 시설 개선 부분 등은 광고 내용대로 대폭 삭감될 예정이어서 서울시의 주장이 맞다.
예산안을 보면 우선 서울시 광고의 ‘학교 급식기구 교체·확충 부분삭감’은 맞다. 올해에 비해 14억 원이 삭감됐다. 예산안에서 저소득층 자녀 급식예산이 감액된 것도 사실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예산안 편성 당시 초등학교는 전면 무상급식을 할 예정이어서 저소득층 급식예산 133억 원을 전액 삭감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보건실, 영어전용교실, 과학실 현대화 예산은 서울시 주장대로 전액 삭감됐다. 시교육청은 이를 시설 예산 안에 포함시켜서 시행하겠다고 하지만 무상급식 예산으로 시설 예산의 27%인 1849억 원을 줄였기 때문에 사실상 교실 개선 사업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
또 저소득층 학비 지원사업도 서울시의 주장대로 ‘중3 학교운영비’와 ‘특성화고 저소득층 지원’이 전액 삭감돼 전체적으로 35억 원이 줄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중3 학교운영비는 새로 편성된 ‘중학교 학교운영비’ 예산에 포함됐고, ‘특성화고 저소득층 지원’은 정부 정책인 ‘특성화고 전체 무상교육비’ 예산 덕에 오히려 늘어났다.
이창학 서울시 교육협력국장은 “우리가 교육청 예산에 정책적 판단은 하지 않고 객관적인 예산안에서 삭감된 것을 제시했을 뿐”이라며 “옳다 그르다는 시민들이 판단할 몫”이라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