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뽕 투약 혐의로 올해 10월 구속된 뒤 검찰 조사 과정에서 거액의 세금을 빼돌린 혐의가 드러난 전 서울강서세무서 7급 공무원 정모 씨(38)의 행각은 충격적이다. 그는 중고차 매매업자 등과 짜고 가짜 공문서를 만들어 법인세 등 39억 원을 환급받은 뒤 유흥비와 마약 구입비로 흥청망청 썼다. 웬만한 부자도 엄두를 못 내는 무르시엘라고 LP640 등 고급 승용차 여러 대를 차명(借名)으로 리스, 또는 구입해 몰고 다녔다. 한국자동차경주협회 공인레이서 자격증을 가진 석동빈 동아일보 차장은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LP640은 감가상각비를 포함해 연간 유지비만 그랜저 한 대 값과 비슷한 4000만∼5000만 원”이라고 소개했다. ‘그랜저 검사’는 저리 가라고 할 ‘람보르기니 세무공무원’이라고나 할까.
▷‘살기좋은지역만들기’ 사업 관련 재단을 감독했던 행정안전부의 한 사무관은 재단의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가 감사원에 적발됐다. 그는 재단의 법인카드로 유흥주점이나 노래방을 드나들었다. 가족과의 식사, 가족 물품 구입 대금도 이 카드로 결제했다. 이 공무원에게는 재단의 카드가 법인카드가 아니라 개인카드였던 셈이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