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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Golf]“골프도 눈이 보배”… 필드에선 자외선 차단 선글라스를

입력 | 2010-12-25 03:00:00


올 시즌 일본투어 상금왕에 오른 김경태(왼쪽)는 시력이 좋지만 이를 잘 지키기 위해 흐린 날에도 선글라스를 쓴다. 시력이 나빠 어려움을 겪었던 노승열(가운데)과 신지애는 최근 라식수술을 받았다. 둘은 내년부터 안경이나 렌즈 없이 경기에 나서게 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올 시즌 일본프로골프투어에서 한국인 최초로 상금왕에 오른 김경태(24·신한금융그룹)는 “엄마 눈이 좋아서 그런지 눈 때문에 고생해본 일은 없다”며 웃는다. 어머니 조복순 씨(54)의 시력은 50대 중반에 접어든 최근까지도 2.0을 유지했다고 한다. 좋은 유전자를 받아서인지 김경태의 시력도 1.5 정도에 퍼트 라인을 누구보다 세밀하게 잘 읽는다.

그래도 김경태는 시력을 잘 지키려고 흐린 날조차 선글라스를 애용한다. 중학교 때부터 캐디백에 필수품처럼 넣고 다녔다. “눈이 피로해지면 몸까지 덩달아 피곤해져요. 그래서 잘 관리해야 합니다.”

‘눈이 좋아야 골프가 잘된다’는 한 의약품 광고처럼 프로골퍼에게 시력은 경기력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올해 김경태와 함께 일본 무대에서 활약한 김도훈(넥슨)은 “일본의 골프장은 국내보다 훨씬 러프가 깊다. 공이 어디 떨어지는지 잘 못 보면 로스트볼로 벌타 받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겨울철 비시즌을 맞아 안과를 찾는 선수도 부쩍 늘었다. 시력 교정 수술을 받기도 한다. 라식수술이 대표적인데 눈의 가장 바깥 부분인 각막을 5분의 1 정도 절제해 엑시머레이저를 쪼인 뒤 다시 각막을 덮어주는 방법이다. 수술 후 통증이 거의 없고 시력 회복이 빨라 선호한다.

올 아시아투어 상금왕 노승열(타이틀리스트)은 15일 서울 압구정성모안과에서, 신지애(미래에셋)는 그 다음 날 삼성서울병원에서 각각 라식수술을 받았다. 좌우 시력이 각각 0.4, 0.5 정도에 난시가 있던 노승열은 수술 후 1.0까지 회복돼 이번 주말 운동을 재개했다. 노승열은 “렌즈를 오래 착용하다 보니 안구 건조증도 생기고 비올 때 힘들었다. 이제 그런 불편함은 없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난시가 심해 퍼트 라인 읽을 때 애를 먹었다는 신지애도 안경을 벗어도 될 만큼 시력이 좋아졌다. 그래도 아직은 어색해 알 없는 안경을 새로 맞춰 쓰고 다니기도 한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라식수술을 받고 이듬해인 2000년에 9승을 거두며 전성기를 맞았다.

라식수술이 꼭 성공의 보증수표는 아니다. 박세리는 수술 직후인 2000년 1승도 거두지 못하다 1년간의 적응기를 거쳐 다음 해 5승을 따냈다. ―10.0 디옵터에 고도 난시였던 재미교포 나상욱은 2007년 라식수술을 받았지만 수술 실패로 시력이 다시 나빠졌다. 재수술을 하려면 6개월 정도를 기다려야 했는데 이 기간에 안경이나 렌즈를 낄 수 없어 흐릿한 시야로 대회에 출전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안과 전문의들은 필드에서는 눈의 이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공 떨어지는 위치가 잘 안 보인다면 백내장이나 망막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는 것. 자외선은 눈에 병을 일으키기가 쉬워 라운드할 때는 반드시 선글라스를 착용하라고 권한다. 건양대 의대 김안과병원 송상률 교수는 “시니어 골퍼들이 사용하는 다초점렌즈는 다양한 거리를 접해야 하는 골프의 특성상 적응이 어렵다”고 조언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