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즌을 앞두고 오릭스에 입단한 박찬호(왼쪽) 선수, 오카다와 ‘쌍포’를 이룰 것으로 보이는 이승엽.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 구단은 박찬호와는 120만 달러(약 14억원)에 인센티브 11억원, 이승엽과는 연봉 1억5000만 엔(약 21억원)의 조건에 계약을 맺었다.
오릭스는 이처럼 거액을 투입해 박찬호와 이승엽을 '모셔옴'으로써 팀 전력 보강과 함께 투자액을 상회하는 이익금도 챙기고, 구단 위상도 강화하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오릭스는 2000년대 들어서만 6번이나 꼴지에 머문 만년 하위 팀. 부진의 원인 중 하나는 선발 투수진이 약했기 때문. 하지만 박찬호가 가세함으로써 진용이 잘 짜여졌다.
'백전노장' 박찬호는 올 시즌 다승왕인 가네코 치히로(17승8패)를 비롯해 기사누키 히로시(10승12패),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에서 활약한 알프레도 피가로 등과 선발진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7년간 활약한 이승엽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해 '30홈런, 100타점' 이상을 해준다면 타력도 퍼시픽리그 정상권이다.
이런 전력 보강 측면 외에도 박찬호와 이승엽이 오릭스 유니폼을 입음으로써 구단이 챙길 실익도 짭짤하다.
또한 한국 TV 방송사들로부터 내년 시즌 오릭스 경기 중계권 협상을 제안 받고 있는데, 중계권료 만으로도 박찬호와 이승엽에게 투자한 금액을 가볍게 뽑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재일교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오사카에 홈구장을 가지고 있지만, 역시 이 지역을 연고로 하는 센트럴리그 한신 타이거즈의 위력에 눌려 있던 오릭스로서는 한국인 스타들 덕택에 지역 팬들의 관심을 끄는 데 더욱 주력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이번 계약이 박찬호 이승엽과 오릭스 구단 모두 '윈-윈' 하는 게 됐다면, 스포츠팬의 입장에서는 박찬호 이승엽은 물론 오릭스의 이 '선수'를 자주 볼 수 있게 된 것이 기쁨 중의 하나.
오릭스의 '괴물 타자' T 오카다.
입단 5년 차인 오카다는 중학생 시절 140m 짜리 대형홈런을 때려내 일찌감치 '괴물'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1군과 2군을 오가며 경험을 쌓은 뒤 올 시즌 타율 0.284, 33홈런, 96타점으로 퍼시픽리그 홈런왕과 장타율 1위(0.575)에 오른 오릭스의 간판스타.
특히 그에게 관심이 가는 이유는 2013년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일본야구대표팀의 4번 타자를 맡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찬호가 요즘 자신의 주무기인 커터로 타자들을 요리하고, 이승엽-오카다 '쌍포'가 홈런포를 펑펑 터뜨리고…. 이들이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을 시작하는 내년 봄이 벌써 기다려진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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