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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Q|그들이 달인으로 사는 법] 김병만 “1박2일 합류? 수근이 밥줄 끊긴다”

입력 | 2010-12-28 07:00:00

■ 김병만-이수근의 남다른 우정

코미디 입문때부터 알게된 ‘절친’
데뷔 10년 기념 ‘연말 쇼’ 열기로



개그맨 이수근. 스포츠동아DB


“우린 친구 아이가∼.”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 끈끈하고, 굳이 말을 하지 않고 눈빛만 봐도 말이 통하는 친구가 있다. 가진 것을 모두 내줘도 아깝지 않은 친구. 김병만에게도 그런 친구가 있다. 바로 10년 지기인 이수근(사진)이다.

김병만과 이수근은 구수하고 정감 있는 외모, 개그맨으로 최고의 인기, 다재다능한 면까지 비슷하다. 주변에서 ‘도토리 키재기’라고 표현하는 그들은 정말 ‘절친’이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2000년 영화 ‘선물’의 오디션에서였다. 이후 10년째 마치 쌍둥이처럼 지내고 있다. 최근 데뷔 10주년을 맞은 두 사람을 위해 주위에서는 조촐한 파티를 마련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를 거절하고 서로 전화로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를 나누며 조촐하게 자축했다.

김병만은 “파티요? 그런 게 뭐가 필요해요. ‘그동안 고생했다’라는 말 한마디면 충분하지요”라고 겸연쩍게 웃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그의 얼굴에 드러난 뿌듯함은 감출 수 없었다. 김병만이 자신만만한 이유는 3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이수근 김병만 쇼’를 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만난지 10년이 된 것을 기념하고, 또 자신들이 인기를 얻으면 꼭 한번 해보자고 생각했던 무대이다.

“1975년 동갑내기고 같은 촌놈이라서 금방 친해졌어요. 어렵던 무명 시절 같이 자취를 하며 수근이가 결혼하기 전까지 살았어요. 힘들고 궁핍했던 그때, ‘먼 훗날 우리 이름을 내걸고 쇼를 해보자’고 말했어요. 방송에서는 같이 뭉쳐서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잖아요. 수근이랑 하면 더 알찬 공연이 될 것 같아서 핑계거리를 만들어서 쇼를 추진했죠.”

두 사람이 절친인 사실이 알려지자 한때 이수근이 출연중인 KBS 2TV ‘해피선데이’의 코너 ‘1박2일’에 김C의 후임으로 김병만이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재미난 사람으로 인정해 주신 것 같아, 정말 고맙네요. 하지만 수년간 다져진 팀워크에서 제가 얼마나 끼를 발휘할 수 있겠어요. 수근이도 처음엔 고생을 많이 했고. 제가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본전 아닐까요? 많은 분들은 내가 들어간 순간 웃음이 ‘빵’ 터질 거라고 기대할 텐데. 그 기대에 못 미칠까봐 부담스럽네요. 하하하.”

그도 속으로는 내심 부담이 컸나보다. “그런데 제작진에서 정식으로 출연 제의가 온 것도 아닌데 김칫국을 마시는 것 같아 더 웃긴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게스트로 한번 정도는 참여하고 싶어요. 가서 수근이 기를 한번 죽이고 오고 싶네요. 제가 어디든 출연해서 마음만 먹으면 잘 해내거든요. 그럼 수근이는 바로 찬밥 신세죠. 수근이가 먹고 살게 하려고 참고 있어요. 하하”

김병만은 두 사람이 함께 만드는 쇼에 이어 또 다른 꿈이 있다고 했다. 각자 마음 속에 갖고 있는 미래의 목표. 이수근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진행자가 되는 것이고, 그는 영화 속 희극 스타를 꿈꾸고 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이수근이 진행하는 ‘이수근쇼’에 스크린의 코미디 스타 김병만이 출연하게 된다면 금상첨화겠죠.”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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