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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갈등 ‘해상서 공중으로’

입력 | 2010-12-28 03:00:00

센카쿠 사태후 中군용기 ‘영공 희롱’ 비행 급증… 日긴급발진 올 44차례… “전투기 충돌 가능성”




중국 군용기가 동중국해의 일본 영공 경계선 부근까지 접근했다 돌아가는 ‘위험한 비행’을 반복함에 따라 이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분쟁 이후 중국군의 전례 없는 비행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를 ‘영공 희롱(에어 허래스먼트)’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9월 센카쿠 사태 이후 동중국해 상공에서 중국 정찰기나 전투기가 일본의 방공식별구역(ADIZ)을 넘어 양국 중간선까지 침투하는 비행이 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일본 자위대 전투기의 긴급 발진도 올해 들어 44차례에 이르러 최근 5년 내 가장 많았다. ADIZ는 자국의 영공을 방어하기 위해 설정한 공중구역으로 일본은 해안선으로부터 12해리 지점에 설정했다. 또 일본은 양국의 중간선을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정해놓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 전투기가 ADIZ 부근까지 비행한 적은 있지만 이를 넘어 중간선까지 넘어온 것은 올해 10월이 처음이었다.

문제는 양국 전투기의 잦은 긴급 발진이 자칫 전투기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군 관계자는 “중국군 전투기 조종사의 기량이 미국과 일본에 비해 높지 않은 데다 비행도 난폭한 편이어서 충돌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01년 남중국해 상공에서 미 해군 정찰기가 중국의 전투기와 충돌한 사례도 있다.

이 신문은 중국군 정찰기와 전투기가 일본 영공 부근까지 접근하는 것은 대일 정찰활동 강화가 목적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의 동중국해 해안의 지상레이더 탐지거리는 중-일 중간선 부근까지가 한계이기 때문에 강력한 레이더를 실은 조기경보기를 양국 중간선까지 침투시켜 정보수집 능력을 높이려 한다는 것이다. 일본 자위대가 거의 매일 난세이(南西) 제도 부근 영공에 초계기와 정찰기를 띄워 중국군의 움직임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는 데 대한 반격이다. 또 이 신문은 중국이 일본 측이 주장하고 있는 중-일 EEZ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이 지역 상공에서 미군의 활동을 제한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풀이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