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에 질쏘냐” 토끼들의 합숙훈련
31일부터 전시관 ‘토끼 마을’을 공개하는 에버랜드는 이솝우화 속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를 재현한 ‘토끼와 거북이’(위), 장애물 넘기와 빨리 회전하기 등 토끼끼리 펼치는 운동회를 준비 중이다. 아직 공개 전이지만 이들이 훈련하는 장소에서는 관람객들이 모여 응원을 펼친다. 테마동물원 쥬쥬에서는 몸무게가 10kg에 육박하는 독일산 자이언트 토끼(아래) 전시전을 내년 1월 1일에 연다. 사진 제공 에버랜드, 테마동물원 쥬쥬
에버랜드, 서울동물원 등 수도권 내 동물원들은 내년 신묘년(辛卯年) 토끼해를 앞두고 저마다 특색 있는 토끼 전시관을 준비 중이다. 이들의 공통된 주제는 이른바 ‘토끼의 명예 회복’. 꾀를 부린 탓에 달리기 경기에서 거북에게 진 이솝우화 얘기가 여태껏 토끼의 ‘흠’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꾀 많은 토끼와 느릿하지만 우직한 거북. 2011년 다시 열리는 숙명의 라이벌전에서 토끼는 거북을 앞지를 수 있을까?
○ 다시 만난 라이벌, 토끼와 거북
31일부터 내년 3월까지 열리는 에버랜드 토끼 전시 프로그램 ‘토끼 마을’ 중 ‘동화 속 토끼마을’은 이솝우화의 토끼와 거북 장면을 그대로 재현한 코너. 1m짜리 공간 안에는 언덕도 있고 깃발도 있다. 이곳에서 토끼와 거북의 달리기 경기가 펼쳐진다. 31일 정식 개관하지만 이들의 훈련 공간 앞에는 관람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토끼가 이긴다” “그래도 거북이 낫다” 등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훈련도 훈련이지만 토끼와 거북이 서로 어색해하지 않게 하기 위해 사육사들은 한 달 전부터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낯을 가리는 토끼를 안정시키는 것이 관건. 서정식 사육사는 “사육사들이 한 달 동안 토끼에게 당근을 먹이고 발톱도 깎아주는 등 함께 살았다”고 말했다.
토끼 마을은 991m²(약 300평)의 공간에서 진행된다. 이 안에서 달에서 방아 찧는 토끼로 유명한 흰색 집토끼부터 갈색 산토끼, 수사자 갈기 모양의 털을 가진 라이언 헤드, 큰 귀를 가진 롭이어 등 총 9종의 토끼 60마리를 볼 수 있다. 에버랜드는 동화 속 토끼마을 외에 토끼 굴이 만들어진 산토끼 마을, 시골 집 분위기로 꾸며놓은 집토끼 마을, 토끼 먹이 체험장 등 6개 테마 공간을 만들었다.
○ 토끼계의 ‘최홍만’ 자이언트 토끼전도
경기 과천시 막계동 서울동물원 역시 ‘동화 속 토끼’를 주제로 한 토끼 전시회 ‘토끼야 토끼야 대공원 토끼야’를 준비하고 있다. 동화 속에 나오는 토끼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특히 토끼처럼 생겼지만 토끼가 아닌 쥐과 포유류 ‘마라’ 같은 동물들도 함께 전시해 비교 체험을 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어른들을 위한 ‘토끼해 띠별 운세 보기’ 코너도 마련된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