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온 음반만 수천 장. 그중 어떤 음반은 ‘역시’라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좋고 어떤 음반은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기대되기도 한다. 동아일보가 13일부터 20일까지 전문가 10명이 4개의 사자성어(四字成語)별로 나눠 하나씩 뽑았다.
○ 명불허전(名不虛傳) ‘슈퍼세션’(왼쪽), 나윤선 7집 ‘새임 걸’(오른쪽)
명성에 어울리는 앨범으로는 신촌블루스의 엄인호, 사랑과 평화의 최이철, 들국화의 주찬권이 모인 프로젝트 밴드의 ‘슈퍼세션’과 재즈보컬리스트 나윤선의 7집 ‘새임 걸(Same Girl)’이 세 표씩을 받았다. 배순탁 음악평론가는 ‘슈퍼세션’에 대해 “위대한 거장들의 녹슬지 않은 블루스 내공”이라고 평가했다. ‘새임 걸’은 “올해 접했던 음반 중 처음 듣고 ‘헉!’ 소리를 냈던 단 한 장의 앨범”(최원민 서교음악자치회장)이란 의견이 나왔다. 4인조 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브라운아이드 소울(BROWNEYED SOUL)’, 힙합 듀오 가리온의 ‘가리온2’ 등도 추천됐다.
○ 환골탈태(換骨奪胎) 가인 ‘step 2/4’브라운아이드걸스로 활동하면서 솔로 앨범을 낸 가인의 ‘step 2/4’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대표적인 앨범으로 꼽혔다. 소승근 CBS 라디오 작가는 “라틴 음악에 대한 진지한 접근과 노력으로 ‘여성 솔로 가수’ 가인이라는 또 하나의 명함을 선사했다”고 평했다.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는 “한국에서 아직 낯선 탱고로 솔로 데뷔한 가인은 다음 행보가 기다려지는 뮤지션”이라고 평가했다. 록밴드 갤럭시익스프레스의 ‘와일드 데이즈(Wild Days)’와 국카스텐의 ‘Tagtraume’도 뽑혔다.
○ 생이유상(生已有想)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 수 있다. 신인을 대상으로 하는 분야라 2표를 얻은 록밴드 칵스의 ‘엔터(Enter)’를 빼면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산됐다. 김작가는 “198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세대 중 칵스를 능가할 ‘똘끼’와 실력을 겸비한 이들이 있을까’라고 표현했다. 소히의 ‘밍글(Mingle)’, 에코브릿지의 ‘폴에이크(Fall-Ache)’, 가을방학의 ‘가을방학’, NY물고기의 ‘진실의 숲’, 노 리플라이의 ‘드림’, 브로콜리너마저의 ‘졸업’이 꼽혔다.
○ 허장성세(虛張聲勢) 명성에 비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 앨범도 적지 않았다. 이적의 ‘사랑’에 3표가 몰렸다. “어딘가 모를 패기와 총기의 퇴조”(임진모 음악평론가)라는 평이 나왔다. 세븐의 ‘Digital Bounce’도 2표를 받았다. 유진오 KT뮤직 전략상업본부 본부장은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으나 음악성보다는 트렌드를 따른 일렉트로닉 음악으로 기존 행보에 비해 아쉬움을 남겼다”고 했다. 이밖에 이효리의 ‘H-Logic’, 조성모의 ‘성모 Meet Brave’도 아쉬운 음반으로 꼽혔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전문가 명단김작가 배순탁 성우진 임진모(이상 대중음악평론가) 이문원(대중문화평론가) 안재필(EBS 라디오 작가) 김세원(KBS 〃) 소승근(CBS 〃) 최원민(서교음악자치회장) 유진오(KT 뮤직 전략상업본부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