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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행복할 줄 알았다면 진작 입양할 것을…”

입력 | 2010-12-28 03:00:00

두 딸 낳아 키우다 막내 입양… 이삭이 부모 김동현-김문자 씨 “애가 아니라 우리가 복받아”




김동현 김문자 씨 부부는 둘째 딸을 초등학교에 입학시킨 2006년, 10개월 된 이삭이를 입양했다. 부부는 “남들은 막내(이삭)가 복을 받았다고 하지만 우리가 복덩이를 만났다”며 “이렇게 행복할 줄 알았으면 진작 입양할 걸 그랬다”며 웃었다. 사진 제공 홀트아동복지회

이삭(5)은 부부가 결혼 10년 만에 지킨 ‘약속’이었다. 김동현(49) 김문자 씨(48·여) 부부는 1997년 결혼을 앞두고 ‘자녀 수에 관계없이 반드시 아이 한 명을 입양하자’는 약속을 했다. “신랑은 36세, 저는 35세에 다소 늦게 결혼한 편인데 아이 욕심은 많은 편이었어요. 우리 나이를 생각해도 그렇고, 새로운 사랑법을 배워보자는 취지로 입양을 계획했죠.”(김문자 씨)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두 딸을 낳아 키우면서 정신없이 살다 보니 세월은 순식간에 흘렀고 입양 계획은 점점 흐릿해졌다. 그러던 중 둘째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했고 부부는 ‘더 늦기 전애 우리의 첫 약속을 지키자’고 다시 다짐을 했다. 2006년 1월 홀트아동복지회로 아기 입양 신청을 하면서 성별에 관계없이 너무 신생아만 아니면 잘 기르겠다고 약속했다. 부부가 각자 일이 있어서 신생아면 기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입양 신청을 하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한 달을 기다렸다. 마침내 그해 2월 10개월 된 남자아이를 찾았다는 전화가 걸려 왔고 부부는 두 딸과 함께 위탁 가정을 방문해 이삭이를 데려왔다. 그렇게 사랑으로 키운 막내는 어느덧 올해 여섯 살이 됐다.

두 딸은 ‘막내 입양 프로젝트’의 가장 큰 지지자였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 아빠로부터 입양의 의미와 계획을 충분히 전해 들은 때문인지 이삭이 입양을 가장 반겼다고 했다. 김 씨 부부에게도 육아비용은 무시할 수 없는 현실적 장벽이었다. 이삭이가 유치원에 들어가면서 육아 및 교육비용이 종전보다 30%가량 늘었다고 귀띔했다. “그래도 후회는 안 해요. 남들은 막내가 복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건 잘 모르고 하는 소리고, 우리야말로 복덩어리를 만난 거 같아요. 이렇게 행복할 줄 알았으면 한 해라도 빨리 입양할 걸 그랬어요.”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