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인해 2010년 세밑, 대한민국이 홍역을 앓고 있다. 올해 둘째 날 경기 포천에서 발생해 축산농가를 시름 짓게 했던 구제역이 11월에도 발생해 이번에는 더 빠른 속도와 더 강력한 위력을 떨치고 있다.
이번 구제역으로 인한 지금까지의 피해액은 4500억 원 가량. 더 큰 문제는 구제역이 한우, 젖소, 돼지의 사육 규모가 큰 경북, 경기, 충정 지역에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충북까지 번졌다
구제역 발생 지역이 5개 시도 29개 시군구로 늘어나자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날 오전 긴급 가축방역협의회를 개최하고 충북 충주 외에 인천 강원, 경기 양주 포천 등 4개 지역에 대해서도 백신 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다. 추가된 4개 지역의 접종 대상 소는 2만여 마리다
방역 당국은 "이미 바이러스가 만연해 있고, 확산 방지가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곳을 골라 추가 접종을 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발생은 물론 미발생 지방자치단체에서 백신 접종 요청이 있는 경우 가축방역협의회의 기술적인 검토를 거쳐 접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인천 강화의 경우 이미 군내 전역에 바이러스가 퍼져있다고 보고 발생지역 반경 10㎞ 이내만 실시하는 다른 지역과 달리 군 전역에서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이날 홍천에서 추가로 구제역이 발생한 강원도의 경우 계속해서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강원도는 아직까지 계획이 없다"며 "횡성의 경우 군의 요청이 있었지만 도에서 반대해 백신 접종 지역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백신 접종 대상 확대로 인한 백신 부족 우려와 관련해 농식품부는 "보유하고 있던 30만 마리 분에 26일 영국에서 30만 마리 분을 추가로 들여왔다"며 "이번 주말 경 90만 마리 분이 또 들어오기 때문에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발생 기간이 길어지고, 범위도 넓어지면서 인력 부족 문제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인력 부족은 물론 기존의 인력이 지쳐가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백신 접종팀에 투입할 인력이 부족하자 각 지역 농협 직원을 긴급 편성하는 고육지책을 쓰기도 했다. 이날 한나라당이 국방부에 "동원가능한 군 병력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발생 이후 지금까지 방역에는 15만 여 명의 연인원이 투입됐다.
또 비상상황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방역에 비협조적인 시민들의 태도도 방역 당국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요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발생 지역 및 위험 지역의 차량 이동을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최대한 소독하려 하고 있다"며 "하지만 '왜 멀쩡한 차를 소독약으로 뒤덮느냐'는 항의가 적지않다"고 토로했다.
●'최장기간'으로 가나
지금까지 발생했던 4번의 구제역 중 기간이 가장 길었던 것은 2002년의 52일이었다. 하지만 발생 한 달째를 맞은 이번 구제역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확산될 경우 최장기간 발생 기록을 갈아 치울 가능성도 높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결국 충북까지 확산된 것을 더 이상 남하하지 않도록 막고, 강원 경기 일대의 유동 인구로 인한 차단을 막는 것이 종식 기간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해를 넘기는 것은 불가하게 됐지만 백신 접종 등으로 최대한 빨리 종식시키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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