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는 ‘너도나도’… 아파트는 ‘경비원만’
골목길 눈치우는 주민들 28일 오전 서울 성동구 약수동 골목에서 시민들이 집 앞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 단지와 다세대주택 등 공동주택 앞 도로에 쌓인 눈은 거의 치워지지 않아 통행에 상당한 불편을 겪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이날 많은 눈이 내리자 서울시는 공무원 5000여 명과 차량 900여 대 등을 동원해 제설작업에 나서 주요 도로에 제설제 3800여 t을 뿌렸다. 이 때문에 차도와 넓은 인도는 대체로 통행에 큰 불편이 없었다. 다만 골목길 등에는 눈이 제대로 치워지지 않아 미끄러운 길을 조마조마하게 걷는 시민이 많았다.
서울시가 집 앞에 쌓인 눈을 주인이 직접 치우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2006년 제정한 ‘건축물 관리자의 제설·제빙에 관한 조례’가 시행 4년이 지나도록 정착되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경 서울 양천구 목동아파트 9단지도 밤새 쌓였던 눈이 그대로 다져져 얼어붙어 있었다. 삽으로 얼어붙은 눈을 긁어내던 이 아파트 경비원 이석효 씨(58)는 “매번 눈이 오면 경비원들만 눈을 치우러 나선다”며 “내 집 앞 눈 치우기 조례는 아파트에서는 소용이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곳에 사는 한 주민은 “가구별로 눈 치우는 담당 구역이 나눠져 있는 것도 아닌데 누가 자발적으로 나서려 하겠느냐”며 “내 집 앞 눈 치우기 조례를 다가구주택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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