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등 여성 24명이 최근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의 ‘여성 모바일 앱 개발자 양성과정’을 수료하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로 변신했다. 2단계 교육과정 참가자들이 조별 모임에서 앱 개발에 대해 의논하는 모습(왼쪽). 최우수상을 받은 앱 ‘푸드 디데이’ 화면. 사진 제공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
○ 앱 개발자로 변신한 아줌마들
까다로운 프로그래밍 과정을 거쳐 앱 개발에 성공한 신 씨의 본래 직업은 ‘전업주부’다. 정보기술(IT) 분야에는 문외한인 결혼 15년차의 평범한 주부였다. 신 씨는 올 6월 중학생 아들의 컴퓨터 공부를 도와줄 방법을 찾던 중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의 ‘여성 모바일 앱 개발자 양성과정’ 공고를 보게 됐다. 결혼이나 실직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의 취업 및 창업을 지원하는 5개월짜리 프로그램이다. 신 씨는 “한 달만 다녀보자”는 생각에 원서를 접수시켰다. 그렇게 모인 신청자가 무려 370명. 대부분이 30, 40대 ‘아줌마’들이었다.
이 가운데 ‘푸드 디데이’와 고객관리용 앱 ‘미니 CRM(고객관리시스템)’은 현재 T스토어 등록을 준비 중이며 다음 달에 출시될 예정이다. 나머지 앱도 내년 상반기 등록을 목표로 수정 및 보완작업이 한창이다. 전체 교육과정 지도를 담당한 천일용 강사는 “관련 경력이 없는 주부들이 복잡한 프로그래밍부터 앱 설계까지 훌륭히 해냈다”며 “지금 바로 모바일 앱 개발자로 진출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 주부 맞춤형 앱 개발
최우수상을 받은 신 씨는 “냉장고 음식물 관리는 모든 주부의 고민거리”라며 “평상시에 생각하던 문제를 아이디어로 내 앱을 만든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푸드 디데이’는 일반 가정뿐 아니라 어린이집 등 소규모 급식을 하는 시설에서도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개발된 앱은 대부분 가정생활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것이 많다. 또 아기 주치의 프로그램, 교육용 야구게임 등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것도 있다. 모두 주부 눈높이에 맞춘 것들이다.
1980년대 유행했던 숫자 맞추기 야구게임을 앱으로 개발한 주부 전혜정 씨(40·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3동)는 “앱 개발과정에 남편과 아이들이 참여해 조언을 해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결혼 12년차인 전 씨는 5년간 IT 관련 기업에서 프로그래밍을 하다가 결혼 뒤 그만뒀다. 그는 “경력을 살려 일을 하고 싶은데 집안일에 쫓기다 보니 쉽게 나서기가 어려웠다”며 “이번 과정을 통해 주부가 이용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