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백서로 본 北 전력
국방부가 30일 발간한 ‘2010 국방백서’는 북한군이 탄도미사일과 특수전 병력, 사이버전 부대 등 비대칭전력을 증강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군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 북한 특수전 병력만 20만 명, 전차 200대 증강
북한군 병력은 육군 102만여 명, 해군 6만여 명, 공군 11만여 명 등 총 119만여 명으로 파악됐다. 한국군(65만여 명)의 약 2배 규모다. 육군은 15개 군단, 90개 사단, 70개 여단으로 구성돼 있다. 2008년과 비교해 병력 규모는 같으나 사단 수는 4개 늘었다. 군 관계자는 “병력을 소규모로 분화해 작전 수행능력을 높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육군 전력의 70%를 평양-원산선 이남 지역에 배치하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휴전선 일대 갱도 진지에서 기습공격을 감행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국방부는 분석했다. 전차는 2년 전보다 200여 대가 증가했다. 북한은 최근 러시아의 T-72 전차를 모방한 신형 전차 ‘폭풍’을 개발해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은 경보병사단을 전방군단에 편성하는 등 지속적으로 특수전 병력을 강화해 모두 20만여 명에 이른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북한군 특수전 병력은 2006년 12만여 명, 2008년 18만여 명 등으로 계속 늘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군 특수부대가 땅굴이나 AN-2기(저공비행 항공기) 등을 이용해 남한 후방으로 침투해 주요목표 타격, 요인 암살 등 후방 교란 작전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한 전문가는 “군이 북한 해상저격사단이나 경보병사단까지 특수전 병력에 포함하는데, 이 전력이 작전수행을 도울 수 있을지는 몰라도 특수전 병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미군은 통상 북한의 특수전 병력을 그 절반 수준으로 파악하는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군이 보유한 170mm 자주포와 240mm 방사포는 사거리가 60km에 달해 수도권 대부분이 타격 범위에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사정포 700여 문 가운데 300여 문이 수도권을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해군 전력 60% 평양-원산선 이남 전진 배치
북한 해군은 2개 함대사령부와 13개 전대, 40여 개 기지, 특수작전을 수행하는 2개 해상저격여단으로 구성돼 있다. 보유 전투함정(420여 척)이나 잠수함정(70여 척)은 2년 전 그대로지만 잠수함 전력과 신형 어뢰 등의 개발을 지속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북한은 해군 전력의 60%를 평양-원산선 이남에 전진 배치한 것으로 군은 파악했다. 해상저격여단과 해군정찰대대 등 상륙전력은 공기부양정과 고속상륙정 등 260척과 소해정 30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레이더와 해군기지 등 중요 시설을 타격하는 단거리 기습상륙작전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됐다.
북한 공군은 4개 비행사단과 2개 전술수송여단, 2개 공군저격여단, 방공부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력 증강은 거의 없으며 전투기 20대와 훈련기 10대가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군 당국은 훈련 도중 추락 또는 노후화 탓으로 분석했다.
특수전 병력과 함께 위협적인 비대칭전력으로 꼽히는 탄도미사일은 스커드(사거리 300∼500km), 노동(1300km), 무수단(3000km) 등 1000여 발에 이르며 대부분 실전 배치된 상태다. 아울러 군 당국은 북한이 10월 군사퍼레이드에서 공개한 신형 지대공미사일(SAM)을 ‘KN-06 지대공미사일’로 명명하고 사진과 함께 백서에 실었다.
또 북한은 1980년대 이후 5MWe 원자로를 가동해 얻은 폐연료봉을 2009년까지 네 차례 재처리해 약 40kg의 플루토늄을 확보하고 있고 2500∼5000t의 다양한 화학무기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