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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짝퉁 명품 거래리스트에 전국이 떤다

입력 | 2011-01-03 03:00:00

순천지청, 조직책 2명 체포,
경기-인천등 판매점 40곳 확인




지난해 12월 2일 전남 여수시 여서동 상가에 그랜저 승용차가 멈췄다. 남성 2명이 주변을 살핀 뒤 차량에서 대형 옷가방을 꺼내 옷가게에 들어갔다. 이들이 옷가방에서 무엇인가를 꺼내는 순간 광주지검 순천지청의 수사관들이 들이닥쳤다. 옷가방과 승용차에는 구치, 샤넬, 루이뷔통 등 ‘짝퉁’ 명품 가방과 지갑 200점(정품 시가로 2억 원 상당)이 들어있었다.

그 자리에서 체포된 강모 씨(35) 등 2명은 평소 대포폰이나 대포차를 써 수사망을 피했다. 강 씨의 휴대전화가 연결되지 않을 때엔 공급책 등이 연락을 끊는 이른바 ‘꼬리 자르기’를 하도록 돼있었다.

검찰은 강 씨의 승용차에서 짝퉁 명품 거래처 명단을 발견하고 이를 토대로 강 씨가 지난해 3월부터 10개월 동안 서울시내 가정집을 보관창고로 두고 짝퉁 명품 수천 점을 전국에 판매한 사실을 밝혀냈다.

명단 때문에 들통 난 짝퉁 판매점은 광주·전남지역 26곳과 인천시, 울산시, 경기 고양시 등 14곳에 달했다. 판매점 업주들은 “검찰이 거래처 명단을 확보했다”는 소문을 듣고 조사를 받던 강 씨의 휴대전화로 연락해오는 등 불안에 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일 강 씨 등 3명을 짝퉁 명품을 판매한 혐의(상표법 위반)로 구속하고, 명단에 적힌 짝퉁 판매점 40곳에 대한 수사 확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순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