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가 만드는 비즈니스 미래지도/김중태 지음/한스미디어
《“스마트폰에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내장돼 있기 때문에 포스퀘어 앱(프로그램)을 터치하는 순간 내가 위치한 지역을 파악하고 바로 강남역에 있는 중국 음식점 정보를 보여준다. 또 스마트폰은 언제든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중국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는 도중에도 ‘지금 식사 중인데 탕수육은 별로지만 짬뽕은 맛있네요’라는 글을 올릴 수 있다…이후에도 스마트폰 사용자에 의해 중국 음식점이라는 식당에 대한 평가는 계속 온라인에 쌓이게 될 것이고, 많은 사용자가 식당 정보를 공유하면서 강남역 근처의 식당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온라인상 소셜네트워크의 위력은 이미 오락의 차원을 넘어섰다. 미국의 시멘트 회사에 근무하는 존 데이비스 씨는 웹사이트 ‘이노센티브’에 아이디어를 올려 2만 달러를 상금으로 받았다. 이노센티브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전문가들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다양한 계층의 지식과 경험으로 해결하는 사이트. 1989년 미국 알래스카에서 엑손 발데스호 사건으로 불리는 대형 기름유출 사고가 터졌는데 20년 동안 수십 척의 바지선이 빙하 사이를 오가며 기름을 수거했지만 다 걷어내지 못했다. 추운 날씨 때문에 기름이 물과 함께 얼어붙어 분리가 어려웠던 것이다. 기름유출연구소(OSRI)는 2만 달러의 상금을 걸고 이노센티브에 도움을 요청했고, 과학자와 가정주부 학생 등 수천 명이 아이디어를 올렸다. 데이비스 씨는 시멘트를 굳지 않게 하기 위해 레미콘 트럭이 계속 기계로 시멘트를 젓는 것처럼 오일도 진동기계로 자극을 주면 얼지 않을 것이라는 해법을 제시해 알래스카 바지선에 진동기계를 달도록 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 보잉 듀폰 LG화학 등 유수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이노센티브는 2001년 창립 이후 600개의 과제 중 200개를 이런 ‘군집용역’으로 해결하며 연평균 75%씩 성장했다.
소셜미디어의 물결을 타면 초기자본을 거의 들이지 않고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다. 가수 장기하 씨는 PC와 3만 원짜리 CD레코더, 100원짜리 공CD를 이용해 직접 자신들의 음악을 CD로 만들어 팔았다. 낯선 사람들끼리 모여 오케스트라를 구성하고 파티까지 열 수 있는 것도 소셜미디어의 힘이다. 유튜브는 2009년 한국인 8명이 포함된 90명의 온라인 오케스트라 단원을 선발해 ‘인터넷 심포니 글로벌 매시 업’이라는 오케스트라 동영상을 완성했다. 각자의 집에서 연주하는 모습으로 ‘작품’을 완성한 것이었다. 2009년 9월 서울 홍익대에서는 250명이 모인 트위터 파티가 열렸다. 한국의 트위터 사용자들은 스스로 파티를 조직해 처음 만난 사람과 친분을 쌓았다. ‘조직화되지 않은 조직’ 문화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기기와의 결합으로 온라인상 소셜네트워크가 재미를 넘어 편리함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순한 재미는 세상을 바꾸기 힘들지만 편리함에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잠재돼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과거에는 사용후기가 인터넷이라는 깊은 바다의 어느 게시판에나 존재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바로 해당 상점 건물과 겹치는 상황이 돼, 온라인의 관계와 공간이 오프라인의 관계와 공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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