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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자들은]연초 稅테크 전략짜기 분주

입력 | 2011-01-04 03:00:00

“금융소득 과세대상 될라” 만기시점 분산등 묘수 찾기




2010년 한 해를 마무리한 부자들이 추운 겨울을 피해 해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부자들은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에 한 가지를 점검했다. 지난 한 해의 금융소득을 따져보는 것이다. 한 해 동안 얼마나 금융소득을 얻었는지도 중요하지만 과세되는 금융소득이 4000만 원을 넘어 다른 소득과 함께 종합과세 되는지를 점검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었다.

최근 몇 년 동안 부자들은 비과세 혜택을 좇아 해외 주식형펀드에 투자한 금액이 많아졌다. 펀드 투자 손익 가운데 과세되는 환차익이 발생해 실제 손실을 입었는데도 과세되는 소득이 생겨나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해당된 억울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최근 부자들의 주요 관심사항이 된 것이다.

2010년부터는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발생하는 주식매매 또는 평가차익에 세금이 부과돼 이러한 문제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손실이 회복되는 부분에 대해 지난해까지만 과세가 유예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에 더욱 해외 주식형펀드를 연말 내에 환매하려고 했다. 하지만 손실도 꾸준히 회복하고 있고 지난해 말 국회에서 해외 주식형펀드의 손실분에 대한 과세 유예기간이 올해까지 1년 연장돼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손실을 보고 있는 사례도 있지만 수익을 얻고 있는 부자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투자기간이 3년 이상 지났거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신규 투자한 해외 주식형펀드에서는 적지 않은 수익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를 걱정해야 하는 부자들은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수익이 늘어나는 것도 걱정거리다. 그래서 지난해와 금년의 금융소득을 사전에 점검해 금융소득을 연도별로 분산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부자들은 일반적으로 은행들이 연말과 연초에 특별 판매하는 고금리 정기예금에 많이 가입하고 있기 때문에 정기예금의 만기 시점을 분산해 절세 전략을 진행하는 때가 많다.

지난해보다 금년 소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자들은 수익이 발생한 해외 펀드 일부 또는 전부를 지난해 연말에 환매한 뒤에 금년에 재투자하는 방법을 계획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 만기 해지한 예금을 다시 가입할 때 만기를 1년 이상, 즉 1년 1개월과 같은 만기의 정기예금으로 가입해 금년이 아닌 내년의 소득으로 잡히도록 미리 준비하기도 했다. 1년이 넘는다고 해서 예금금리가 떨어지지는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머니마켓펀드(MMF) 같은 유동자금이 많으면 연말에 인출한 뒤 재입금하는 방식으로 작년 연말까지의 발생소득을 지난해 소득으로 잡히도록 하는 방법도 종종 있었다. 반대로 작년보다 금년 소득이 적을 것으로 예상하는 부자들은 지난해 12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예금을 만기에 해지하지 않고 해지시기를 미루어 금년 1월 초에 해지하는 방법으로 소득이 금년에 잡히도록 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부자들이 세금에 민감한 탓에 과세되지 않는 국내 주식투자가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작년 한 해 부자들의 투자패턴은 자문형 랩과 주식형펀드를 통한 국내 주식투자 비중의 확대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부자들의 투자방식은 금년에도 지속될 것 같다. 펀드에 울고 세금에 울고 그렇게 2년을 보낸 부자들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냉철한 투자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봉수 하나은행 방배서래 골드클럽 PB팀장

정리=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