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은 판단은 쿠퍼 효과(Cooper Effect)에 근거한다. 쿠퍼 효과란 금융 정책의 효과가 경기를 부양시킬 때와 과열을 진정시킬 때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을 일컫는다.
경기 불황기에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융 완화정책을 실시하면 최소 3∼9개월의 시차를 두고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반면,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이자율을 올리거나 통화를 환수하는 금융 긴축정책을 실시하면 그 효과가 시장에 즉각적으로 반영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할 때 지난해 10월 말 가시화된 미국의 2차 양적 완화의 영향은 지금부터 지속적으로 실물 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중국의 긴축 기조는 좀 더 빠르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으로 인한 실물 경기 회복의 조짐은 지난해 말 소비 실적을 통해 감지할 수 있다. 마스터카드의 자문회사인 스펜딩펄스는 지난해 11월 5일∼12월 24일 연말 쇼핑 시즌에 소매 판매가 5.5% 증가했고, 이는 과거 5년간의 실적 중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항목별로는 의류 소비가 전년 동기대비 11.2% 증가, 명품 소비가 6.9% 증가, 온라인 쇼핑이 15.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소비회복은 누적된 재고가 소진되어 기업이 생산 증대에 나서고, 이 과정에서 가동률이 증가하며, 미국 경기회복의 핵심인 고용 회복까지 이어질 수 있는 연결 고리의 시작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중국은 지난해 말에 단행된 금리 인상을 통해 위안화의 상승 기조가 마련되고 있는 가운데 임금도 상승하고 있어 전반적인 소비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 베이징 시는 지난해 12월 27일에 2011년 1월 1일부터 근로자의 월 최저임금을 기존의 960위안에서 20.8% 오른 1160위안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2011년부터 소득 불균형을 해소하고 내수를 촉진하는 데 정책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올해도 각 지방의 임금 인상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중국의 통화정책은 서로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그러나 공통적인 현상은 소비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환경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