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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찌르레기 ‘2차 떼죽음’

입력 | 2011-01-06 03:00:00

처음 발생한 곳서 483km거리… 원인불명속 ‘외부충격’ 유력




‘종말의 전조인가, 기후변화의 재앙인가.’

새해 벽두 미국 아칸소 주에서 찌르레기 수천 마리가 떼죽음한 데 이어 루이지애나 주에서도 찌르레기가 무더기로 숨져 떨어지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본보 4일자 A23면 죽은 새 5000마리 하늘서 떨어져…

영국 가디언은 4일 “미 루이지애나 주 포인트쿠피패리시 카운티에서 찌르레기 500여 마리가 죽은 채 길거리에서 뒹굴고 있다”고 전했다. 사건 발생 지역은 지난해 12월 31일 밤 찌르레기 떼가 떨어진 아칸소 주 비브 시에서 300마일(약 483km) 정도 떨어져 있다.

동물의 떼죽음은 이뿐이 아니다. 최근 비버 시에서 100마일 떨어진 아칸소 강에선 죽은 물고기 10만 마리가 집단으로 발견됐다. 비슷한 시기 버지니아 주 체서피크 만에도 수만 마리의 물고기 사체가 해안으로 밀려왔다.

루이지애나 주의 한 경찰은 “원인을 묻는 주민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새’를 떠올리며 두려워하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학자들은 새와 물고기의 떼죽음은 별개라고 입을 모은다. 물고기는 이런 일이 흔하진 않아도 가끔씩 일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민어과 한 종류만 죽은 것으로 봐선 물고기 전염병이 돌았을 가능성이 높다.

찌르레기 경우엔 좀 더 복잡하다. 지금까진 하늘에서 돌풍이나 벼락을 맞았을 것이란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 부검 결과 가슴 근처 외상과 내출혈이 발견됐으나 질병 흔적은 없어 외부 충격으로 인한 죽음이란 분석이 설득력 있게 제기된다. 하지만 400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비슷한 시기에 같은 종의 새떼가 둘 다 돌풍이나 벼락으로 죽었을 확률은 아주 낮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