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잡지 ‘플레이보이’의 로고 토끼는 ‘강력한 성적능력을 소유한 성공한 남성’을 뜻한다. 코르셋과 토끼귀 모양의 복장을 입은 버니걸. 사진 출처 realbollywood.com
1953년 휴 헤프너가 창간한 ‘플레이보이’의 원래 이름은 ‘스태그(수사슴·stag) 파티’. 그러나 아웃도어 잡지인 ‘스태그’가 상호에 이의를 제기했다. 고민하던 헤프너는 부사장인 엘던 셀러스가 잠깐 일했던 ‘플레이보이 자동차 회사’에서 따와 ‘플레이보이’라는 제호를 붙였다.
메릴린 먼로를 표지 모델로 창간호를 만들었지만 헤프너도 이 잡지가 성공해 2호를 낼 수 있으리라는 자신이 없어 ‘1호’라는 제호도 박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창간호는 5만 부 이상이 순식간에 팔려 나갔고 2호부터 ‘턱시도 입은 토끼’ 로고가 들어가게 됐다. 이 토끼는 원래 디자이너 아트 폴이 ‘엔드노트’(기사 끝에 다는 표시)용으로 디자인했지만 곧 공식 로고로 사용되게 됐다.
토끼가 무슨 성적 암시가 있을까. 일부에서는 우스갯소리로 토끼는 ‘조루’의 상징인데 어떻게 ‘플레이보이’의 로고로 쓰일 수 있냐고 묻는다.
하지만 토끼는 1년 내내 교미를 할 수 있으며, 또한 뒷다리가 강하기 때문에 체구에 비해 격렬한 짝짓기가 가능하다. 또한 하루에도 수십 차례 짝짓기가 가능하다고 한다. 다산성(多産性)으로 한배에 2∼8마리씩 1년에 몇 차례 새끼를 낳는다. 이처럼 토끼는 비록 교미 시간은 짧더라도 왕성한 성적 능력으로 단점을 극복하고 플레이보이의 유명한 로고가 된 것이다.
‘버니’는 일리노이 주 어바나의 ‘버니스 태번(Bunny's Tavern)’이란 술집에서 유래했다. 버니스 태번은 1936년 버나드 피츠시몬스란 사람이 문을 열었는데, ‘버니’는 버나드의 애칭이었다. 음식은 35센트, 생맥주는 10센트라는 저렴한 가격에 특히 일리노이대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았는데 헤프너도 그들 중 하나였다. 지금도 어버나의 버니스 태번에 가면 헤프너의 감사 편지를 볼 수 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