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상권 다 죽어도 묘약 없으니…”
썰렁한 재래시장 5일 오후 강원 화천군 화천읍 화천시장이 썰렁하다. 화천지역 상인들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장병들의 외출, 외박이 통제된 데다 구제역이 확산되면서 최악의 상경기를 맞고 있다. 화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이런 상황에서 지역 경기에 다소 숨통을 터 줄 것으로 기대했던 산천어축제 역시 일정이 1주일 축소된 데다 취소 가능성마저 있어 상인들은 한숨을 쉬고 있다. 산천어축제를 주관하는 나라축제조직위원회는 6일 집행위원회를 열고 8∼30일 열기로 했던 산천어축제를 15∼30일 개최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다만 지역 내에서 구제역이 추가 발생하는 등 돌발상황이 있으면 축제를 취소하기로 했다. 그럴 경우 예약 취소 사태는 물론 화천군이 공들인 수고는 허사가 된다. 화천군이 현재까지 축제 준비에 투입한 돈은 산천어 비용을 포함해 37억 원이다. 박남철 음식업중앙회 화천군지부장은 “장병들의 외출, 외박 금지로 모든 상인이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며 “산천어축제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고 말했다. 2군단 관계자는 “최근 들어 부대별로 제한적 외출, 외박을 허용하고 있지만 당분간은 현 체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강원도내 접경지인 철원, 양구, 인제, 고성군도 같은 사정이다. 이들 지역 상인들에 따르면 접경지의 음식점과 숙박업소, PC방들은 장병과 면회객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외출, 외박 금지 조치 이후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다. 인제군 북면 원통리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정균 인제군번영회장은 “지역 상권이 다 죽었다”며 “남북 관계 긴장 국면 때마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장병들의 획일적인 통제보다는 부대나 지역별 여건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화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