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정년퇴임 포항제철고 강석윤 교장의 ‘끝나지 않은 교육실험’

포항제철고 학생들과 함께한 강석윤 교장(가운데). 다음 달 정년퇴임과 함께 인천하늘고 교장으로 부임하는 그는 “고교 교육을 새롭게 하는 꿈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사진 제공 포스코교육재단
30대 초반 경기 수원의 한 여고에서 국어교사로 일하면서 진학지도에 뛰어난 성과를 거두자 이를 눈여겨보던 포스코교육재단이 그를 스카우트했다. 그는 28년 근무한 포항제철고에서 다음 달 정년퇴임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또다시 스카우트됐다. 3월부터 인천국제공항 부근에 있는 ‘인천하늘고’ 교장에 부임한다. 인천에서는 첫 자율형 사립고를 설립한 인천국제공항공사 재단이 초대 교장을 찾다가 강 교장을 주목했다.
그는 서울에서 초중고교 및 대학(중앙대)을 마치고 수원 영복여고에서 국어교사로 교단에 섰다. 이 학교에서 6년을 근무하면서 깜짝 놀랄 만한 대학 진학 실적을 거뒀다. 강 교장은 “미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나름대로 꼭 이루고 싶었던 꿈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1983년 포항제철고에 부임한 강 교장은 교사와 교감, 교장으로 재직하면서 이 학교가 전국 최고 수준의 명문고로 성장하는 데 기둥이 됐다. 그가 5년 동안 교장을 맡으면서 낸 성과는 대입 성적 향상뿐 아니라 전국 규모 글쓰기대회나 과학탐구대회 등에서 단체 최우수상을 수차례 차지했다. 모두 창의적이고 통합적 학습을 중시하는 분위기에 따른 결과다.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별 망설임 없이 받아들인 강 교장은 “퇴직하고 좀 쉬고 싶었지만 새로 출발하는 학교를 맡아 탐구적이고 창의적인 고교 교육의 모델을 더 다듬어 보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고 했다. 인천하늘고는 그를 1차 4년 임기 보장 등 파격적인 조건으로 모셨다.
강 교장은 “얼핏 빙 둘러가는 것 같지만 창의적 학습법이 결국 정도(正道)”라고 거듭 강조했다. 인천에서 개교 준비를 하는 그는 “한편으론 마음이 무겁지만 고교 교육의 경쟁력을 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교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학생들과 부대낄 것”이라며 “포항제철고를 통해 검증한 교육 모델을 인천하늘고에도 발전적으로 적용해 인재들이 많이 배출되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