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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투데이]경제력 비해 왜소한 한국 펀드시장, 솟구칠 여력은…

입력 | 2011-01-08 03:00:00


2011년 첫 주 증시가 사상 최고치 경신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며 활기차게 출발했다. 코스피는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2,000뿐만 아니라 2,070까지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주식형펀드의 수익률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펀드시장의 자금 흐름은 아직까지 냉기류가 흐르는 듯하다. 작년에 이어 연초에도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이탈해 잔액 100조 원대를 위협하고 있다.

주식형펀드에서 2009년 14조 원에 이어 2010년에도 25조2000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러한 자금 이탈은 주식형펀드 투자로 발생한 수익을 현실화하려는 욕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을 경험한 보수적인 자금의 이탈, 증시 급등에 따른 경계성 매물 등이 맞물린 결과다.

하지만 2011년 펀드시장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펀드시장은 최근 4년 동안 커다란 변혁기를 거쳤다. 2007년이 주식형펀드에 70조 원이 대량 유입된 양적 성장기였다면 2008년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외 펀드시장이 아픔을 겪은 한 해였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2008년까지 펀드자금이 꾸준히 유입됐지만 2009년부터는 자금이 대거 이탈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자금 이탈도 올해 1분기쯤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우선 저금리 기조가 정착되면서 주식형펀드를 비롯한 투자자산에 대한 투자 욕구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가 선진국형의 안정 성장 기조로 진입한 가운데 자본시장 개방에 따라 국내외 금리 차이는 축소되고 있으며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의 채권 수요 증가 등으로 저금리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실물자산인 부동산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면서 펀드를 비롯한 금융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경제성장률 및 인구 증가속도의 둔화로 인해 부동산 시장의 투자 매력은 크게 낮아진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평균수명이 늘면서 노후 대비를 위한 투자 욕구도 지속될 것이다. 이러한 투자 환경의 변화에 따라 펀드를 중심으로 한 투자자산에 대한 보유 욕구는 더욱더 커지고 있다.

현재 한국 펀드시장의 규모는 국민총생산(GDP) 대비 26% 수준으로 선진국(40∼70%)과 비교하면 성장할 여지가 크다. 퇴직연금 시장이 본격화되면 근로자가 직접 예금, 펀드, 보험 등의 자금 운용방법을 정하는 확정기여형(DC) 상품의 투자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적립식 투자 문화의 정착도 펀드시장으로 자금 유입을 증대시키는 요인이다.

무엇보다 주식형펀드의 자금 흐름은 증시와 경기 동향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며 투자 심리가 호전되고 있는 가운데 1분기에 국내 경기선행지수가 상승 반전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식형펀드의 투자 심리도 점차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펀드 수익률 회복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생기고 장기투자 및 분산투자, 포트폴리오 전략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펀드 투자는 더욱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