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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건보료 지금보다 3배로 는다”

입력 | 2011-01-10 03:00:00

병원협회, 민주당의 ‘90% 무상의료’ 분석해보니…




…시민단체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하나로)와 민주당이 추진하는 90% 무상의료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1인당 건강보험료가 지금보다 3배 이상 늘어나고 기업부담금도 6조2000억 원이 추가로 든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병원협회와 연세대 이규식 교수는 최근 의료 보장률 90%를 맞추려면 월평균 1인당 보험료가 3만700원(지난해 10월 기준)에서 9만5300원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보고서를 냈다. 이는 보험료 분담 비중을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31.6%, 지역가입자 21%, 정부지원금 20%로 가정하고 보장률 증대에 따른 의료수요 증가를 반영한 결과다. 서울대 조국 교수, 나순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위원장, 김기식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최병모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이사장 등이 지난해 6월 결성한 하나로는 1인당 월평균 보험료를 1만1000원씩 더 내고 국고보조금을 추가로 2조7000억 원 늘리면 의료 보장률을 62%에서 90%로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민주당은 6일 하나로의 주장을 근간으로 ‘90% 무상 의료’ 추진 정책을 내놓았으며 병원협회는 지난해 12월 하나로의 주장을 반박하는 보고서를 냈다.

▶본보 7일자 A8면 참조
민주 이번엔 “무상의료”


이 교수는 “민주당의 주장대로 2015년 보장률 90% 달성을 목표로 잡을 경우 총의료비가 2009년 48조4000억 원에서 2015년 120조9000억 원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보험료 3배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병원협회 이송 정책위원장은 “하나로의 주장은 무상 진료 증대에 따른 의료 쇼핑 등의 환자 수요 증가를 반영하지 않아 실현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말 서울시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지급하는 의료지원금은 의료 쇼핑 증가 등으로 두 달간 바닥나기도 했다.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전북 경남 등의 의료지원금도 지난해 말 일시적으로 지급되지 못했다.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진료비 대부분을 정부에서 지원받는다.

하나로는 보장률 상승에 맞춰 기업이 추가부담금 3조6000억 원을 더 마련하면 재정 확보에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병원협회는 기업의 추가부담금이 최소 6조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병원협회는 “기업 추가부담 6조2000억 원도 의료비가 지금 수준으로 유지되고 의료 수요가 늘어나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추산한 돈”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기업이 부담한 건강보험료는 연간 10조7000억 원이다.

국고지원금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지금보다 2조7000억 원 더 늘리면 보장률 90%를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병원협회는 국고보조금을 최소 3조2000억 원 더 투입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민주당과 하나로가 의료 보장 확대에 따른 의료 서비스의 질 저하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위원장은 “공짜 진료가 늘어나면 병의원들이 수요 증가에 따라 병상 확대 등의 투자를 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영세 의료기관은 서비스 품질이 떨어져 피해가 환자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