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동명이인 16명 개명, 2009년엔 ‘강호순’ 19명 허가
“‘김길태’라는 이름 때문에 주변에서 놀림을 받는 일이 잦아져 이제는 누가 이름을 부르는 것조차 두려워요.”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은 흉악범과 같은 이름을 쓰던 사람들이 법원에 개명(改名) 신청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9일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부산에서 여중생을 납치, 성폭행한 뒤 살해한 ‘김길태’의 동명이인 14명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이름을 바꾸었다. 법원의 성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논란을 불러일으킨 일명 ‘나영이 사건’의 범인 ‘조두순’의 동명이인 2명도 지난해 개명을 했다. 이에 앞서 2009년에는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동명이인 19명이 대거 법원으로부터 개명 허가를 받은 적이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흉악범과 이름이 같아 놀림을 받거나 모멸감을 느낀다는 이유로 개명신청을 할 경우 대부분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