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던 교통사고가 양화대교에서 또 발생했습니다. 7일 오후 11시 반 북단으로 달리던 광역버스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아 전면이 크게 부서지고 도로를 가로막아 2시간가량 심한 정체를 빚었습니다. 양화대교의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사고는 지난해 12월 24일에도 발생했습니다. 운전자의 부주의 탓도 있었겠지만, 한강을 가로지르는 교량인데도 S자 모양으로 휘어 오래전부터 사고 위험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교량 위는 지상도로보다 결빙이 잘돼 겨울철 사고 위험이 더욱 높습니다.
서울시는 대형 선박이 다닐 수 있도록 양화대교 교각 2개를 철거하고 아치형 지지대를 설치하는 공사를 지난해 시작했습니다. 시가 다리 110여 m 구간을 철거한 뒤 강 위로 임시 받침대를 설치해 우회도로를 만들면서 다리 모양이 S자로 변했습니다. 양화대교를 건너는 하루 14만여 운전자들은 왼쪽, 오른쪽, 왼쪽을 반복하며 임시 교량 위를 몇 달째 달리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교각이 아닌 임시 받침대가 결빙 상태에서 안전한지도 의문입니다.
문제는 공정 60%를 보이는 이 양화대교 공사의 위험천만한 상태가 계속 방치될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서울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해 12월 30일 단독으로 서울시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양화대교 구조개선 사업 예산 182억 원을 전액 삭감했습니다. ‘서해뱃길 사업’이라는 이유였습니다.
불행하게도 양화대교가 현 상태를 유지한다면 유사한 교통사고는 또 발생할 것이고 어느 날엔가는 지금까지의 사고보다 훨씬 심각한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지 모릅니다. 서울시나 시의회는 무상급식 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싸우면서도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엔 별 관심이나 해결 능력이 없어 보입니다. 서울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은 각자 지켜야 하나 봅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