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작아 감추고 살던 귀갈비연골 이용 수술로 “고민 끝”
오갑성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교수(오른쪽)가 소이증 환자에게 정상적 귀 모양을 만들기 위한 2차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삼성서울병원
오 교수는 “부모들이 죄의식을 가지면 아이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한다”면서 “병원에서 같은 병을 가진 다른 아이들을 보고 서로 위로의 마음도 가지고 친구가 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 갈비뼈 연골 이용해 귓바퀴 만들어
귀를 성형하는데 여러 가지 수술방법이 있지만, 자신의 갈비뼈 연골을 이용하여 귓바퀴를 만드는 방법이 널리 쓰인다. 수술은 남아있는 귀의 형태에 따라 보통 2단계로 나눠 진행한다.
1단계 수술은 만 8∼10세 환자의 갈비 연골을 이용해 귓바퀴를 만들어 피부 아래 심는다. 이는 귓바퀴 연골에 살을 붙이기 위한 것. 2단계 수술 전 모발이 포함된 두피를 귓바퀴를 심은 곳으로 이동시키는 시술을 한다. 이는 두피 일부가 귀의 윗부분을 덮게 해서 머리카락이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2차 수술 전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함께 청력 호전을 위해 귓구멍을 만들거나 넓히는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양쪽 귀 모두 소이증일 때는 청력 회복 수술 전까지 보청기를 착용한다. 한 쪽만 소이증일 경우는 정상 귀의 청력이 괜찮기 때문에 학습이나 성장에 큰 영향은 없다. 귓 구멍 뚫는 수술을 귓바퀴 재건보다 일찍 받으면, 나중에 귓바퀴 재건술 시 귀의 위치 및 모양을 정하는 데 곤란한 경우가 많으므로 청력에 문제가 없다면 1차 수술 후 귀 구멍을 뚫는다.
2차 수술은 1차 수술 후 적어도 6개월 이후에 한다. 피부 아래 심어둔 귓바퀴를 위로 들어올린다. 귓바퀴가 전혀 없는 무이증 가운데 연골 틀을 감싸는 피부가 모자란 경우에는 조직을 넓히는 수술을 추가로 시행한다.
김 군의 수술도 2단계로 진행했다. 2009년 9월 만 9세인 김 군에게 1단계 수술을 시행했다. 오 교수는 왼쪽 6, 7, 8, 9번 갈비뼈 연골을 정상 쪽 귓바퀴와 같이 조각해 정상적인 귀 모양의 틀을 잡은 뒤 피부 아래 심었다. 9개월 뒤인 2010년 5월 2차 수술을 했다. 오 교수는 3시간에 걸친 수술 끝에 김 군에게 새로운 귀를 선사했다.
소이증 수술 후 감염 피부괴사 연골노출 등 초기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감염이 생기면 조각된 연골이 모두 녹아 흡수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또 귀 모양 변형, 봉합사 돌출, 연골 흡수 등 후기 합병증도 있을 수 있다.
오 교수는 “2차 수술 후 6주 정도는 피부가 붙는 기간이므로 외상이나 외부충격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6개월∼1년 동안 관찰하면서 재건한 귀와 피부가 잘 안착하면 국소 마취로 작은 수술을 한두 번 더 시행해 더욱 정교한 모양의 귀를 만든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