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맹자는 ‘시경’ 大雅(대아)의 ‘公劉(공류)’편을 인용해서 군주가 재화를 좋아하되 그 마음을 미루어서 백성을 부유하게 만들고 충분한 준비 후에 도성을 옮기는 등 나라를 크게 한다면 오히려 재화를 좋아함이야말로 왕정의 기본일 수 있다고 논증했다. ‘시경’ 등 고전을 인용하는 방식은 맹자가 활동한 전국시대의 변론가들이 즐겨 사용한 수사법이다.
公劉는 周나라 선조 后稷(후직)의 증손에 해당한다. 乃積乃倉은 곡식을 野積(야적)하고 또 창고에 수납함이다. 후糧(후량)은 마른 양식이다. S(탁)은 밑이 없는 자루, 囊(낭)은 밑이 있는 보통의 자루이다. 思집用光의 思는 ‘∼하고자 한다’는 뜻, 집(집)은 安集(안집·백성을 편안하게 함)의 뜻, 用은 以의 뜻, 光은 光大(광대·나라를 크게 함)의 뜻이다. 斯張은 ‘이에 펴놓다’인데, 준비한다는 뜻이다.
맹자에 따르면 王政을 위해서는 군주의 재화 욕구가 오히려 중요하다. 현대사회에서도 지도자가 재화에 관심이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큰일이다. 재화를 좋아하는 자신의 마음을 확충하여 사회 구성원 전체를 풍요롭게 만들려는 뜻을 지니지 않으면 안 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