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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카페]프로야구 한화, 이범호 안잡나 못잡나

입력 | 2011-01-12 03:00:00


한화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선수가 이범호”라고 했다.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의 이범호도 “경기에 나갈 수 있는 한화로 가고 싶다”고 했다. 양측 말대로라면 이범호의 한화 복귀는 진작 이뤄졌어야 한다.

소프트뱅크는 올해까지 계약돼 있는 이범호가 한화로 간다면 연봉의 일부를 부담하겠다는 뜻까지 밝혔다. 하지만 이범호의 복귀 협상은 해를 넘겨서도 타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어물쩍거리는 사이 한화 선수단은 8일 하와이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지난해 소프트뱅크에 진출해 주로 2군에서 시간을 보낸 이범호는 올해도 전망이 어둡다. 3루엔 마쓰다 노부히로가 버티고 있고, 거포 알렉스 카브레라가 합류했다. 한화로 오는 게 최선으로 보인다.

한화로서도 이범호가 절실하다. 송광민의 군 입대로 구멍 난 3루를 막기 위해 지난해 2루수를 봤던 정원석이 3루 훈련을 하고 있다. 이범호가 없으면 윗돌을 빼서 아랫돌을 괴어야 한다.

문제는 역시 돈이다. 2009년 말 이범호의 소프트뱅크행이 결정된 후 한화는 이례적으로 4년간 40억 원을 제시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한화는 “이범호가 필요하긴 하지만 거액의 다년 계약은 힘들다. 1년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며 안면을 바꿨다. 더구나 “이범호의 영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만 밝혔을 뿐 적극적인 구애를 하지 않고 있다.

“터무니없는 액수만 아니면 한화로 돌아오고 싶다”는 이범호의 입장에서도 이제 자존심이 걸린 문제가 됐다. 일본에서 실패한 선수인 만큼 헐값 처리하겠다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소프트뱅크의 에이스 스기우치 도시야는 연봉 협상에서 구단이 제시한 3억6000만 엔을 거부하고 스스로 1000만 엔을 줄여 3억5000만 엔에 계약했다. 구단주 대행이 직접 연봉 협상에 나서는 ‘정성’에 감복해서였다.

과연 한화의 협상에는 그러한 정성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의문이다. 때로는 돈보다 정성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