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kg KB, 80kg으로 감량… 70kg까지 줄일 것”
13일로 취임 6개월을 맞은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은 “경영 지배구조가 안정된 이후 직원들의 자긍심이 높아졌다”며 “리딩뱅크에 대한 자존심이 되살아나 영업실적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이 지난해 7월 13일 취임사에서 ‘비만증 환자’로 규정했던 국민은행에 대해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올해에도 구조조정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올해에는 대기업 영업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하고, 보험 생명 증권 등 비(非)은행 분야의 인수합병(M&A)은 올해 자사주 매각 등을 통해 4조 원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외 진출은 국내 금융회사의 역량을 감안할 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13일로 취임 6개월을 맞는 어 회장은 11일 서울 중구 명동 KB금융지주에서 열린 동아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지난해 3244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했지만 아직도 경쟁 은행에 비해 연간 인건비가 5000억 원이 더 나간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KB금융의 최우선 과제로는 주저 없이 대기업 영업을 꼽았다. “국민은행이 소매금융에 안주한 나머지 대기업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않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어 회장은 “국민은행이 9월까지 팔아야 하는 KB금융 지분이 11.2%”라며 “이 가운데 일부 지분에 대해선 다음 달 중 포스코를 시작으로 그동안 거래 관계가 없었던 대기업 3, 4곳과 주식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대기업 고객 기반을 넓히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사주 매각과 함께 KB금융의 수익성을 정상화시켜 올해에만 약 4조 원 규모의 M&A용 ‘실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은행 부문의 성장은 사실상 정체됐지만 보험 증권 투신 카드 등 비은행 부문은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며 “올해에는 자생적 성장에 주력하고 내년에는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M&A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KB투자증권은 3, 4년 안에 증권업계 랭킹 2, 3위 안에는 들어와야 한다”고 말해 금융투자회사 M&A를 우선 고려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해 KB투자증권은 중국 공상은행과 국내 기업의 홍콩 증시 상장, 중국계 기업의 한국 증시 상장, 위안화 채권 및 회사채 발행 등에 대해 업무 제휴를 맺는 협의를 진행 중이다.
KB생명과 3월 국민은행에서 분사하는 KB카드도 4월부터 대대적인 마케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카드는 3월 말 프로골프단 창단을 통해 스포츠마케팅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어 회장은 “KB카드 경영진에 현대카드처럼 혁신적이고 디테일에 강한 영업을 주문하고 있다”며 “분사 이후 가시적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저축은행 구조조정 방침에 대해선 “서민금융에 진출하는 방안은 그동안 계속 준비해온 것”이라며 “정부가 저축은행의 부실을 정리해 주면 우량 자산을 인수하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대답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