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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 복지’ 논란]정권 따라 바뀐 복지 개념

입력 | 2011-01-14 03:00:00

생산적 복지 → 균형발전 복지 → 능동적 복지




생산적 복지, 참여 복지, 능동적 복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복지 앞에 붙는 수식어는 서로 달랐다. 하지만 김대중 정부 이후 복지정책은 성장과 분배의 공생적 관계를 추구했다는 점에서 서로 비슷했다.

○ 김대중 정부의 생산적 복지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9년 ‘생산적 복지’란 말을 꺼내 이를 국정지표로 제시한 뒤 2000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제정해 저소득층에 돈을 풀었다. 근로에 참여해야만 돈을 주는 자활제도도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나왔다. 하지만 이런 정책으로 저소득층이 자활에 나설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 자활 비율은 미미했고 기초생활수급자로 남기를 원하는 쪽이 훨씬 많았다.

○ 노무현 정부의 참여 복지

노무현 전 대통령은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 사회’를 제시했다. 노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참여 복지가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 사회의 핵심”이라고 말했지만 복지전문가들은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대응하거나 수혜층이 한정된 선별적 복지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노무현 정부는 2006년 보육비 지원 전면 개편에 나서 연간 3000억 원에 불과하던 보육보조금을 1조 원 규모로 늘렸다. 또 고령화사회에 접어들면서 2007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도입했다. 노인 관련 재정을 대폭 늘려 이 제도를 시행했지만 늘어나는 복지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복지예산 규모가 늘어났지만 복지정책이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는 효과는 저조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이명박 정부의 능동적 복지

이명박 정부는 맞춤형 예방형 복지를 추구하고 있다. 이봉주 서울대 교수는 “능동적 복지의 개념은 어려움이 닥쳤을 때 도와주기보다는 사회구성원들의 인적 역량에 미리 투자해 스스로 헤쳐 나가는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역대 정부의 사회안전망이 미흡하다고 보고 예방 차원의 복지를 강조한다. 의료구제공동모금회 창설과 민간봉사지원 등 민간과 시장을 활용해 복지 재원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것도 역대 정부와 다른 점이다. 하지만 ‘일을 통한 탈(脫)빈곤’ ‘정부 가족 사회’의 공동책임 강화라는 점에서 ‘생산적 복지’와 닮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여성 노인 장애인을 위한 각종 정책도 참여 복지의 유산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 민주당의 보편적 복지

민주당이 내세우는 무상의료와 무상보육 등은 수혜층을 급격하게 확대하는 ‘보편적 복지’를 겨냥하고 있다. 이전 정부가 복지 확대를 외치면서도 기본적으론 ‘가난한 자를 돕자’는 선별 복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가난과 상관없이 공짜 진료와 무상보육을 받게 해 낮은 분배 효과를 올리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재정 건전성을 의식해 점진적 복지정책을 쓰면 복지 수준이 크게 향상되지 않는다는 논리에 민주당이 끌려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