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결론부터 말하면 남의 잔치에 초대된 국내 기업이 주인공으로 데뷔전을 치렀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부스는 대규모 관람객이 몰리는 등 인기를 독차지했다. 국내 기업이 정보기술(IT) 변화의 트렌드, 특히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로 대변되는 스마트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CES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도 국내 자동차 기업이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모터쇼로 본 신차 트렌드는 중소형차가 시대를 선도한다는 것이다. 죽다 살아난 미국의 빅3 업체도 하나같이 중소형 신차를 전시했는데 이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패권이 선진시장에서 점차 신흥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세계 자동차업체 가운데 중소형 차종의 매출 비중이 가장 높고 신흥시장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성공 스토리를 선진 자동차업체가 뒤늦게 따라가는 모습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작년 두 차례 인상을 포함하면 기준금리는 바닥에서 총 0.75%포인트가 올랐다. 금리인상 소식에 증시는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인상 시기가 시장 예상보다 빨랐기 때문이다. 정부의 서민물가 안정 대책과 맞물려 한국은행도 물가 관리에 힘을 실어주는 의미가 컸다. 정책의 초점이 성장에서 물가로 이동했기에 한국은행은 상반기에 두 차례 정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
금리인상은 주가에 반가운 뉴스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부정적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첫째 경기와 물가를 고려한 중립적 금리 수준과 비교할 때 지금의 금리는 이례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통화 긴축보다 금리 정상화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둘째 신용 사이클이 회복되고 있다. 은행들은 과거 2년간 대출에 소극적이었다. 대출 수요가 많지 않았던 점도 있지만 예대율을 100%로 낮추는 과정에서 예금 확대에 치중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막대한 해외 유동성 유입이 국내 유동성 팽창으로 연결되지 못했지만 올해 은행 대출은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이번 주는 중국과 미국의 경제지표를 주목해야 한다. 중국에선 지난해 4분기 성장률과 12월 소비자물가 및 산업생산 지표가, 미국에선 지난해 12월 건축허가와 주택 착공 건수가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