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삼호드림호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을 때 한국 정부는 "어떻게 소말리아 해적이 본거지에서 무려 1500㎞나 떨어진 인도양 공해에서 선박을 납치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의구심을 보였다. 한 정부 관계자는 선박의 항행을 잘 알고 있는 국제해운업 또는 해상보험업계를 잘 아는 조직이 해적과 모종의 커넥션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2009년 스페인 라디오 방송사 카데나SER은 유럽 군사정보당국의 보고서를 인용해 "소말리아 해적에게 선박 정보를 제공하는 영국 런던의 '컨설턴트' 팀이 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선박을 납치한 해적은 배 위에서 위성전화로 이 팀과 상의를 하기도 했다. 이 컨설턴트 팀은 해적이 납치 대상을 고르기 쉽도록 어떤 선박이 어떤 화물을 싣고 어떤 항로로 운항할 건지 사전에 알려준다는 것.
그렇다면 이 팀 같이 소말리아 해적에게 소말리아 원근해를 항행하는 선박의 자세한 내용을 전해줄 수 있는 정보원들은 누구일까.
유럽 군사정보당국 보고서는 선박중개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일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한국 정부는 피랍 선박업체와 해적 간의 몸값 협상을 중개하는 영국계 보험브로커나 IMO에 내통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영국 일간 가디언은 "국제 해운의 거의 모든 정보를 매일 발행하는 영국 신문 '로이즈 리스트'만 구독해도 선박 관련 정보는 얻을 수 있다"며 내통자의 존재 자체에 부정적이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소말리아 해적이 영국 국적 선박을 납치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는 점이라고 유럽 군사정보당국 보고서는 지적했다. 가디언은 "영국 국적 선박을 납치했을 때 영국 경찰이 해적의 런던 내통자에 대한 수사에 돌입할 것을 소말리아 해적이 우려하는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