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 미국 주택가격 회복에 대한 판단은 일러 보이며 환율변화 등 주변 여건을 감안한 기회비용의 관점에서 투자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미국 주택시장 얘기를 꺼낸 것은 세계경제와 이에 영향력이 큰 미국의 소비전망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작년 말부터 미국 소비전망이 급격히 호전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2차 양적완화, 감세안 연장 등 경기부양 정책을 내놓고 미뤘던 수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자 모처럼 살아나는 주가가 자산증대 효과로 이어져 소비증가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의견이 많이 개진됐다.
감세안 연장이 가처분 소득 증가로 이어질 수 있지만 주택, 고용 여건의 정상화 없이 미국 가계의 소비성향이 회복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또 지난해 11월 기준 미국 가계의 저축률은 5.3%로 금융위기 이전 평균인 2.8%보다는 현저히 높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소비전망이 급격히 호전되고 있지만 이러한 기대가 쉽사리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
향후 미국 소비에 대한 판단은 우리 주식시장 및 투자전략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필자는 아직 미국 소비 정상화 여건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정책효과로 인한 소비개선 기대감이 선반영된 주식시장에 대한 대응은 보수적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미국 소비자들의 낮은 소비성향은 미국시장의 치열한 가격 및 질적 경쟁을 유발시키고, 이는 기업들에는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미국 소비자들의 낮은 소비성향에 따른 수혜를 예상할 수 있는 기업들은 선별해 보는 것은 좋은 투자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완성차 메이커들이 이러한 낮은 소비성향에 부합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필자 생각에는 한국의 타이어업체들이 더 가까울 것 같다. 미국, 일본, 유럽의 타이어업체 대비 가격경쟁력이 있고 중국 등 신흥국가 타이어 업체와 비교할 때는 질적 경쟁력이 우월하기 때문이다.
김철범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