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정병국, 부인쪽 재산의혹에 진땀
“이번 국회 인사청문회는 ‘처갓집 청문회’다.”
17, 18일에 각각 열린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에서 이례적으로 처갓집이 자주 거론되자 이런 말이 나오고 있다. 두 후보자의 청문회에는 장인, 장모, 처형, 동서 등 처갓집 식구들이 등장한다.
최 후보자 청문회에선 장인 장모와 부인이 1988년 함께 산 대전 유성구 복용동의 밭(850m²), 부인과 처형이 1988년 처가 선산 조성용으로 샀다는 충북 청원군의 임야(1만6562m²)가 쟁점이었다. 민주당 노영민 의원은 “당시 대한민국에서 선산을 사면서 시집간 딸 이름으로 취득한 경우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의혹제기에 대해 최 후보자는 “돌아가신 분 얘기는 송구스럽다. 장모님 얘기를 계속하는 것은…”이라며 처가에 대해 말하기를 피했다.
최 후보자는 1985년 12월부터 1996년 8월까지 3차례 총 6년 8개월 동안 큰동서 소유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삼익아파트에 전세로 살았다. 김영환 위원장은 “큰동서가 작은동서(최 후보자)에게 전세금을 받고 전세를 줬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전날 정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는 장인이 자주 등장했다. 야당 의원들은 장인과의 잦은 돈거래 사실을 부각시키면서 불법증여 의혹을 제기했다. 정 후보자 부인은 2008년 국회 공보에 전세보증금, 사업체 운영자금 등의 명목으로 사인(私人) 채무 1억9000만 원을 기재했다.
그런데 이 중 1억5000만 원은 부인이 장인에게서 빌린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차용증에 이율 및 상환 날짜가 표기되지 않은 점을 들어 불법증여 의혹을 제기했다. 정 후보자는 “매월 이자로 장인에게 100만 원씩 지급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 후보자 부인은 현재 연간 매출액이 4억 원 정도인 개인사업체를 경영하고 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까도 까도 의혹 나와… 까도남 최중경”▼
“까도 까도 (의혹이) 또 나온다고 ‘까도남’이라고 비아냥대는 얘기가 나온다.”(민주당 강창일 의원)
야당은 18일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최 후보자의 부동산과 탈세 의혹을 집중 제기하며 갖가지 조어(造語)를 사용했다.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부인의 ‘쪽방촌 투기’ 사실을 파고들어 낙마시킨 이재훈 전 지경부 장관 후보자와 같은 ‘낙인찍기’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의도였다. 야당은 이날 최 후보자를 대상으로 ‘까도남’을 비롯해 다양한 이름 붙이기를 했다.
강 의원은 최 후보자를 ‘까도남’이라 부르며 “(최 후보자가 장관으로 내정된) 2주 전부터 많은 의혹이 제기됐다.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국민연금 미납, 재산세 체납 등 많은데 그 해명이 명쾌하지 않고 책임 전가,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압박했다. ‘까도남’은 인터넷에서 누리꾼들이 ‘까칠한 도시 남자’를 줄여 쓴 것으로 TV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남자 주인공 현빈을 일컬으며 널리 퍼진 말이다.
이날 야당은 최 후보자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재정경제부 금융협력과장이었던 점을 들어 ‘국제통화기금(IMF) 환란 주역’이라고 비판했다. 2008년 기획재정부 1차관 시절 주도했던 고환율 정책에 따른 부작용을 거론하며 ‘마이너스의 손’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또 2003년 최 후보자가 재경부 국제금융국장 때 강력한 외환시장 개입 정책을 펴며 얻었던 ‘최틀러’라는 별명도 여러 차례 소개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