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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DJ-盧정권 비자금 수십조… 인출 도와달라”

입력 | 2011-01-19 03:00:00

‘작업비’ 요구 50대 사기미수




“사기가 하도 횡행하다 보니 웬만한 사기 수법은 일반인도 다 알아 이젠 사기 치기도 쉽지 않아요.”

18일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관리를 미끼로 사기를 치려다 경찰에 검거된 김모 씨(52)는 최근 한 항공유 납품업체 대표 정모 씨(39)에게 “나는 노무현 김대중 정권이 숨겨둔 수십조 원대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사람인데 돈 인출을 도와주면 평생 먹고살 돈을 주겠다”며 접근했다.

둘은 비록 오래전에 명함을 주고받았지만 사실상 거의 모르는 사이. 김 씨는 정 씨에게 5000억 원, 10조 원이 한 번에 입출금된 통장을 보여주며 진짜 비자금 관리인인 것처럼 행세했다. 몇 차례 정 씨를 찾아와 만난 김 씨는 어느 날 드디어 “비자금 계좌에서 수조 원을 인출하려 하는데 작업비가 필요하다”며 정 씨에게 300만 원을 요구했다.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 데다 한 번에 5000억 원씩 입출금이 되는 통장이 있다는 점을 수상하게 여긴 정 씨는 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고 김 씨는 결국 15일 경찰에 붙잡혀 사기미수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결과 김 씨가 7, 8명의 다른 사람에게도 비슷한 수법으로 사기를 치려 했던 것 같다”며 “하지만 요즘은 보이스피싱 등 유사 사기범죄가 일반인에게 많이 알려져 이 같은 수법으로 성공에 이른 사기는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