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식 후유증? 암 재발?
2005년 9월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는 턱과 볼에 살이 통통하게 붙어 있는 모습 (왼쪽)이었지만 2007년 1월 촬영된 사진(가운데)에서는 다소 살이 빠져 있다. 그 후 잡스는 얼굴 살이 급격히 빠지면서 건강이상설이 확산됐다. 오른쪽의 부쩍 수척해진 잡스의 모습은 지난해 10월의 사진. 잡스는 2004년 췌장암 수술을 받았으며 2009년에도 5개월간 병가를 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이와 관련해 미 포천 인터넷판은 18일(현지 시간) 잡스가 두 번째 병가를 냈던 2009년 스위스 바젤에서 신경내분비암 치료를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잡스는 2003년 10월 췌장암 진단을 받은 뒤 2004년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다.
포천은 잡스가 2009년 바젤대 병원에서 방사선 치료를 받았는데 당시 바젤행을 외부에 알리지 않아 애플 사내에서 잡스의 치료 사실을 알고 있었던 사람은 지난해 3월 타계한 전 이사 제리 요크뿐이었다고 전했다. 요크는 자신의 건강상태를 밝히지 않는 잡스의 행동에 불만을 터뜨리며 사표를 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해 4월 보도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더스시나이 메디컬센터의 니컬러스 니센 박사는 “거부반응 억제제로 암이 재발하면 치료 기간이 상당히 길어진다”고 말했다. 니센 박사는 2004년 췌장암 제거 수술을 받은 잡스가 아직도 수척한 것에 대해서도 “췌장, 위, 쓸개 등 장기 일부의 절개 수술을 받으면 몇개월간 살이 빠지는 게 정상이지만 그렇더라도 몇년 동안 체중을 회복하지 못한 것은 이례적이다”고 덧붙였다.
월가 “쿡 직무대행 등 비상경영진, 완벽하게 대신할 수 없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무기한 병가를 떠나면서 그를 대신해 애플을 이끌어갈 경영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잡스의 직무대행은 2004, 2009년 잡스가 병가를 냈을 때 그의 빈자리를 채웠던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맡는다. 1988년 듀크대 비즈니스스쿨을 졸업한 뒤 IBM과 컴팩 컴퓨터에서 일하던 쿡은 잡스가 제조공정 감독을 맡기기 위해 1998년 직접 스카우트한 인물이다.
그는 재고 관리 등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면서 2007년 COO로 승진했다. 2009년 잡스 대신 6개월간 애플 운영을 맡았을 때 아이폰 판매 돌풍을 일으켜 애플의 주가를 70% 끌어올릴 정도로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들은 오랫동안 잡스를 보좌해 일해 온 만큼 애플 내에서 잡스가 원하는 것을 가장 잘 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1992년 애플에 합류한 아이브 수석부사장은 잡스가 꿈꾸는 상품을 현실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일상적인 경영을 이끌어 가겠지만 애플의 미래 경영전략과 관련된 중요한 결정에는 잡스가 계속 관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쿡 직무대행을 포함한 비상 경영진이 수개월 동안 애플을 이끌어갈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잡스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대신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편 애플은 18일(현지 시간) 아이패드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말 끝난 2011 회계연도 1분기에 60억 달러의 순이익을 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해 같은 기간의 33억8000만 달러에 비해 77.5%나 증가한 것이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