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대중교통 이용 늘고… 외식-쇼핑 등 소비 줄고…

기름값이 크게 오르면서 미국인들이 카풀을 늘리고 조금이라도 싼 주유소로 몰리는 등 생활 패턴을 바꾸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저지 주 북부 노스베일에 위치한 한 주유소. 기름을 넣는 차가 거의 없을 정도로 한산하다. 노우드(뉴저지)=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아직 2008년 여름처럼 1갤런(약 3.78L)당 4달러를 넘어설 정도는 아니지만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의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9일 3.1달러로, 2008년 10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 달 전에 비해서는 0.12달러, 1년 전에 비해서는 0.35달러나 올랐다. 특히 다른 주보다 가격이 높은 오리건, 캘리포니아, 뉴욕 주 등은 갤런당 평균 가격이 3.20∼3.71달러에 이른다. 이들 주 일부 지역은 이미 4달러 선을 위협받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오후 뉴저지 주 노스베일에 위치한 한 주유소. ‘일반 휘발유 갤런당 3.13달러’라는 가격이 내걸린 이 주유소에는 10대의 주유 펌프가 있었지만 기름을 넣는 차가 한 대도 없었다. 가건물 안에서 바람을 피하고 있던 주유소 직원은 “기름값이 비싸서인지 차들이 많지 않다”며 “5분에 한 대 정도 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곳에서 몇 블록 떨어진 또 다른 주유소 앞에는 자동차 대여섯 대가 줄을 서서 주유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름값을 조금이라도 아끼려는 ‘알뜰’ 운전자들이었다. 이 주유소는 현금만 받는 대신 갤런당 0.1달러 싼 3.03달러를 받고 있었다.
자가용을 생필품으로 여기는 미국인들이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게 된 것도 기름값 때문이다. 맨해튼에서 다리만 건너면 되는 뉴저지 주 포트리 버스 정거장에는 추운 날씨에도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이 적지 않았다.
문제는 기름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는 점. 미국의 기름값을 좌우하는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이날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의 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0.54달러(0.6%) 오른 배럴당 98.34달러에 거래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가 배럴당 90.8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원유 수요가 늘면서 국제유가가 당분간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금처럼 오르다가는 기름값 상승이 미국 경기 회복의 복병으로 떠오를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