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조사로 본 의총 전망
한나라당 지도부가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있다. 왼쪽부터 김무성 원내대표, 안상수 대표, 홍준표 최고위원. 홍 최고위원이 회의에서 현 시점에서 개헌을 추진하는 것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자 안 대표는 “18대 국회에서의 개헌 논의는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반박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개헌, 어떻게 할 것인가” 한나라당 의원 171명 전수조사
▶與의원 171명에 물었더니… “개헌 필요하다” 92%
▶친이 “개헌 불씨 살려야” 40여명 단체회동
친이계가 주축인 개헌 추진론자들은 20일 ‘개헌 필요론’에 방점을 두며 국회 개헌특위를 구성해 모든 문제를 논의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친박(친박근혜)계를 비롯한 반대론자들은 지금이 개헌을 추진할 시기인지부터 따지겠다는 생각이다. 소장파 의원 모임인 ‘민본21’의 공동간사인 김성태, 김세연 의원은 이날 김무성 원내대표를 만나 “민생경제가 불안한데 개헌 의총을 여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다”며 설 이후로 의총을 연기할 것을 제안했다.
지난해 2월 닷새 동안 열렸던 세종시 의총의 판박이가 될 것이란 비관론도 나온다. 당시 의총은 친이 친박 간 지루한 설전만 오가다 흐지부지 끝났다. 이에 따라 의총이 개헌 논의가 힘을 받는 출발점이라기보다는 정리 수순에 들어가는 ‘종점의 입구’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20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는 ‘미리 보는 의총’ 같았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18대 국회 들어 개헌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고 미뤄 오다 임기 말에 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늦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개헌 문제로 당내 계파 갈등이 벌어진다면 국정 추동력을 상실하고 당은 소용돌이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안상수 대표는 “(17대 국회 때) 18대 국회에서 개헌을 논의하자고 모든 정당이 약속했다. 개헌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국민을 향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