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시절에도 일본 만나면 골 펑펑日 취재진 앞에서 자신만만 출사표
조광래. 스포츠동아DB.
벌써 심리전이 시작됐다.
이란을 겨냥해 효과를 톡톡히 본 조광래 감독이 이번에는 일본을 향해 한 마디를 했다. 23일(이하 한국시간) 도하 스포츠클럽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아시안 컵 8강전에서 승리한 뒤 “현역 시절부터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까지 일본을 한 번도 두려워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4강전 상대로 만나게 된 일본을 두렵게 생각하는 부분이 없느냐”는 외신 기자의 물음에 대한 간단명료한 답변이었다. 물론 “일본이 모든 면에서 발전하고 있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사령탑의 자신감은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한일전은 단순한 전력 외에도 무수히 많은 변수들이 작용한다. 심리적인 부분도 그 중 일부다. 조 감독의 인터뷰 자리에는 일본 취재진도 여럿 있었다. 대부분이 한국보다 이란을 상대하는 게 편하다는 견해였다.
한국이 이란을 꺾고 올라가자 연장전까지 치른 것에 대해 안도하는 한편, 상당히 어렵게 됐다는 부정적 반응이 꽤 많았다. 일본에게 이란은 크게 나쁜 기억을 준 적이 없는 상대다. 프리랜서 스포츠 라이터 가와모토는 “크게 좋은 현상은 아닌 것 같다. 조 감독이 일본을 얼마나 아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국은 전통적으로 껄끄러웠다”고 했다. 그만큼 부담이 크다는 의미였다. 일본의 주장 하세베 마코토(볼프스부르크)는 23일 훈련을 마친 뒤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보다 한국이 낫다”고 했지만 이란의 거친 디펜스가 싫다는 의미였을 뿐, 한국이 편하다는 뜻은 아니었다.
동아시아 축구의 최강자를 가릴 진짜대결.
조 감독의 심리전은 또 어떤 효과를 가져올까.도하(카타르)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