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녀온 이탈리아에서 한국의 수입 의류와 잡화가 얼마나 비싼지 새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고 19일 입국한 개그맨 신정환의 패딩 점퍼 브랜드 '몽클레르'. 1930년대 프랑스에서 출발했지만 2003년 이탈리아 기업가 레모 루피니 씨가 사들여 이제는 이탈리아 브랜드가 됐습니다. 19일 밀라노의 매장에는 이미 올해 봄 신상품인 얇은 패딩 점퍼가 걸려 있었죠. 짧은 길이의 가장 싼 점퍼가 380유로(약 57만 원). 이미 '신정환 효과'로 붐비던 23일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몽클레르 매장에서는 같은 제품이 89만 원이었죠. 국내 수입 판매가가 이탈리아 현지 판매가의 1.6배입니다.
판매가격이 지나치게 높지 않느냐는 지적에 제일모직 관계자는 "관세와 백화점 수수료(매출의 30%) 때문에 수입 브랜드의 국내 판매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도 대기업이라면 해외 명품 브랜드 수입보다는 '메이드 인 코리아' 브랜드의 경쟁력을 키워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관세청은 24일 "지난해 해외에서 400달러 이상 물건을 구입해 관세가 부과된 건수가 전년에 비해 128% 증가했다"고 했습니다. 대기업도, 백화점 바이어도 국내로 들여올 해외 브랜드 '발굴'에만 신경 쓰는데 해외에서 400달러 이상 물건을 사 온 사람을 누가 비난할 수 있겠습니까.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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