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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학원]유혹탈출! 기숙학원으로 가자

입력 | 2011-01-26 03:00:00

대입재도전, 특성화-전문화된 학원에서 길을 찾자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고교 3학년 고모 군(19·서울 은평구). 그는 지난해 12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 수능 성적표를 받는 순간부터 재수를 결심했다. 재수를 결심한 지 두 달이 가까워오지만, 고 군의 재도전은 아직 시작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매순간 그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발목을 잡힌다. 방학이라 집에 머물다보면 TV 드라마는 왜 그리도 재미가 있는지, 또 새로 나온 컴퓨터 게임은 왜 그리도 눈을 뗄 수가 없는 것인지…. 굳은 결심을 하고 집 인근 독서실로 가도 자리에 앉자마자 친구들이 휴대전화로 연락을 해오는 통에 다시 독서실을 나서 PC방으로 향한다. 고 군은 “등교시간, 수업시간이 정해져 있던 고교 때와 달리 모든 생활을 스스로 관리해야 하다 보니 공부시간을 규칙적으로 확보하기 어렵다”면서 “‘이미 한 공부를 1년간 더 한다’고 생각하면 벌써 재수에 성공한 기분이 들지만 막상 책상 앞에 앉으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수능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거나 대입지원 전략에 실패해 원하는 대학이나 학과에 진학하지 못하게 된 수험생 중 다수가 재수를 결심한다. 재수를 결심하는 수험생 대부분은 ‘이번에는 성적이 오르겠지…’라고 막연히 기대한다. 하지만 ‘재수생의 40%가량은 성적이 하락한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재수는 쉬운 일이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꼭’ 가야 하는 학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엄하게 지켜보는 선생님이 있는 것도 아니니…. 재수생을 둘러싼 유혹적 환경은 ‘초심’을 지켜내기 더욱 어렵게 만든다.

성공적인 대입 재도전을 위해 기숙학원을 고려하는 수험생과 학부모가 적지 않은 이유도 이런 까닭. 기숙학원은 공부를 방해하는 각종 정신적·환경적 요소로부터 수험생 스스로를 단절시키는 방법을 통해 대학입시에 집중할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2006년 35곳에서 2011년 70곳으로… 기숙학원, 늘어나다!

기숙학원 정보 비교사이트인 ‘기숙학원비교센터’(www.gisuk.net)를 운영하는 수호커뮤니케이션 김호영 대표는 “수능이 끝난 후엔 홈페이지 방문자 수가 하루 3만 명이 넘을 정도로 기숙학원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높다”면서 “이런 추세에 따라 기숙학원의 유명 강사 영입과 대형 교육업체의 기숙학원 진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숙학원 수는 매년 늘고 있다. 기숙학원비교센터가 2006년부터 전국 기숙학원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국 기숙학원은 2006년 35곳에서 2011년 초 현재 70곳으로 5년 사이에 두 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숙학원에 등록하는 학생 수도 증가하는 추세. 2006년 약 5000명이던 기숙학원 등록자는 2007년 약 6000명, 2008년 약 7000명으로 매해 1000명가량 증가하다가, 2010년엔 약 1만1000명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학습매니저 도입, 입시전략연구소 운영… 기숙학원, 진화하다!

기숙학원은 양적 성장과 동시에 질적 성장도 이뤄지고 있다. 기숙학원은 이제 단순히 ‘스파르타식’으로 공부만 강요하는 곳이 아니다. 최근에는 성공적인 재수를 위한 ‘토탈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하도록 돕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 개인에게 꼭 맞는 학업계획 수립부터 성적에 따른 수시 및 정시지원 전략까지, 체계적인 재수생활을 돕는 전략 프로그램이 속속 개발·운영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일부 기숙학원에선 자체개발한 일대일 맞춤컨설팅 프로그램을 도입·운영한다. 이들은 일·주·월·분기 단위로 진행되는 개별상담을 통해 학습방향을 지속적으로 수정해주는 한편, 매월 모의고사 점수 변화를 분석해 최적화된 학습방법을 제시한다. 일부 기숙학원에선 수능연구소와 입시전략연구소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는데, 이는 기출문제와 출제경향을 집중 분석해 매년 변화하는 수능에 꼭 맞는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성균관기숙학원과 성균관에듀기숙학원의 이병일 대표는 “일대일 맞춤컨설팅을 통해 학생들이 자연스레 자기주도적인 학습습관을 기를 수 있다”면서 “이런 기숙학원의 장점 덕분인지 입소자 중 평균 3∼5등급 내외였던 학생의 80% 이상이 서울 소재 대학에 진학할 정도로 성적이 향상된다”고 말했다.

지도강사가 학생들과 24시간을 함께하며 학업과 생활을 면밀히 관리해준다는 점도 기숙학원의 강점 중 하나다. 학습을 돌봐주는 학과 담임과 생활습관을 잡아주는 생활지도 강사가 따로 있어 ‘공부’와 ‘생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도록 도와주는 것.

하지만 이런 기숙학원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기숙학원이 모든 재수생에게 최선의 선택인 것은 아니다. 개인적 시간·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빡빡한 일정에 따라 공부해야 하는 만큼 단체생활이나 엄격한 생활을 견디지 못하는 성향의 학생들은 중도 포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숙학원은 대개 남학생과 여학생을 엄격히 구분해 한 방에서 2∼6인이 함께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외출도 한 달에 한 번 2박 3일 정도로 제한하는 경우가 대부분.

기숙학원은 스스로 학습계획을 세우고 지구력 있게 실천하는 데 늘 실패하거나 TV, 이성친구, 컴퓨터 게임, 만화책 등 주변 유혹에 약한 학생들에게 효과적이다.

○수리영역 집중대비, 수시대비 컨설팅… 기숙학원, 특성화되다!

일부 기숙학원은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활용해 학원을 특화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최근 수능 고득점의 ‘핵심열쇠’로 떠오르는 수리영역만을 특별 관리하는 수리영역전문 기숙학원들이 등장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 이들 기숙학원에선 ‘수학 집중반’을 별도로 편성해 많게는 월 90시간까지 수리영역 수업에 무게를 싣는다.

또 인문계열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리영역을 집중 지도하는 곳도 있다. 2012학년도 수능에선 인문계열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수리 ‘나’형에 미적분 및 통계과목이 추가되기 때문에 수리영역에 대한 특화된 준비가 필요해졌다는 판단에서다. 일부 기숙학원에선 방과 후 무료 그룹과외를 마련해 미적분에 대한 인문계열 수험생들의 이해와 실력향상을 돕는다.

대학입시에서 수시모집의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수시대비 프로그램을 특화해 운영하는 기숙학원도 있다. 논술수업을 정규수업으로 편성해 대학별 기출문제를 분석하고 개별 첨삭지도를 진행한다. 또 수시전형에 대비한 진학컨설팅을 해주는 입시전문가를 따로 배치하기도 한다.

육해공군사관학교, 국군간호사관학교, 경찰대 등 특수목적대 진학을 전문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돕는 기숙학원도 있다. 수능과 면접, 논술고사는 물론이고 실기 대비까지 영역을 특화한 것. 전문 체육 강사를 구성해 특목대 1차 시험 통과자를 대상으로 2차 시험 대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이천탑클래스기숙학원 김재성 이사장은 “기숙학원은 최근 수험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서비스를 빠르고 적극적으로 반영해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학생들은 자신의 학습 스타일과 성격에 꼭 맞는 맞춤식 기숙학원의 선택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