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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판 벌이려 172억 횡령…정신 나간 병원 女과장

입력 | 2011-01-27 16:05:36


서울 중부경찰서는 27일 천도제 기도비를 마련하기 위해 3년 동안 수백억원대의 공금을 횡령한 종합병원 경리과장 A씨(53·여)를 특정경제범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굿을 해준다며 A씨 등으로부터 177억원을 받아 챙긴 무속인 B씨(51·여)를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

A씨는 남편과 부모가 다치는 등 집안에 우환이 계속되자 집안의 안녕과 남편의 사업번창을 기원할 목적으로 천도제 기도비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3년여 간 병원 공금 172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병원의 일일운용자금을 부풀려 신청하거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부담하는 진료비의 일정액을 출금하는 수법으로 공금을 횡령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조사에서 전재산 5억원을 들여 천도제를 지냈으나 B씨가 "기도를 중간에 멈추면 이전 화가 한꺼번에 몰려 재앙이 생긴다"고 해 공금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B씨는 무속인협회에 등록되지 않았으나 동자보살을 사칭해 강남 신사동에 암자를 운영하면서 손님을 상대로 기도비 명목으로 177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사채를 이용해 유흥주점을 개업했으나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 사채 이자 등 10억원 상당의 빚을 지게 되자 이 같은 짓을 벌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B씨는 가로챈 돈으로 보석과 고가의 명품 가방 40여개, 2억5000만원 상당의 로또 복권 등을 구입하고 직원 9명에게 15억 상당을 급여로 지급하는 한편 3년간 특급호텔에 장기투숙하면서 1억6000만원을 사용하는 등 호화생활을 누려온 것으로 밝혀졌다.

아울러 B씨는 부산에 주택을 매입해 또 다른 암자를 운영하고 서울과 부산에서 호스트바 2곳을 운영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A씨의 공금횡령을 도운 병원 경리계장(43)과 B씨의 범행을 도운 운전기사(39), B씨의 자금을 관리한 언니(62·여) 등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B씨를 상대로 피해액을 회수하는 한편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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