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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교복찢기-알몸 뒤풀이 NO!”… 초중고 이색졸업식 눈길

입력 | 2011-01-28 03:00:00

마음의 벽화 그려보고
공연 어우러진 축제로




충남 천안시 입장면의 입장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졸업식을 앞두고 벽화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추억을 되새기고 졸업 후에도 은사 및 후배와 소통하기 위한 작품 만들기이다. 사진 제공 입장중학교

교복 찢기, 알몸 뒤풀이 등 일탈, 추태 졸업식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충남 강원 지역 초중고교들이 건전하고 이색적인 졸업식을 준비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각 학교는 벽화 그리기, 교사들의 축하 공연, 각종 전시와 공연 등 학부모와 졸업생, 교사가 함께 어우러지는 다양한 졸업식을 준비하고 있다.

○ 함께 벽화를 그리며

“졸업을 앞둔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학교 담벼락에 ‘마음의 벽화’를 함께 그리며 학창생활을 되돌아본다. 추억과 메시지를 담은 벽화는 졸업 후에도 은사 및 후배들과의 소통과 공감의 통로가 된다.”

충남도교육청이 최근 개최한 ‘졸업식 학교문화 개선 워크숍’에서 천안시 입장중학교가 밝힌 올해 2월 졸업식 계획이다. 이 학교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정한 졸업식 문화 개선 연구학교 중 하나다. 도교육청은 또 공모를 통해 공주시 북중학교 등 26개교를 추가로 졸업식 모델 학교로 선정해 학교당 100만 원의 지원금을 지급했다.

졸업식 모델 학교로 지정된 학교들은 졸업식을 하루 이벤트보다는 일정기간의 축제로 바꿨다. 지역 축제로까지 승화시킨 야간 졸업식도 있고 연평도 주민돕기 바자회를 함께 연 학교도 있다.

천안시 광덕초교 졸업식은 ‘꿈·사랑·추억이 만들어지는 4일간의 별빛 졸업식’이라는 이름으로 3일간 주민 축제를 겸해 열린다. 첫날 주제인 ‘꿈 프로젝트’는 꿈 풍선 날리기, 10년 후의 나에게 편지쓰기 등으로 이뤄진다. 둘째 날 ‘사랑 프로젝트’는 가족을 위한 작은 약속, 효도 프로젝트, 모교 사랑 퀴즈대회가 열린다. 셋째 날 ‘추억 프로젝트’는 추억과 이야기로 졸업식 꾸미기로 구성됐다. 마지막 날의 ‘야간 졸업식’은 촛불을 들고 학교 주변을 걸으며 학교에 대한 고마움을 되새기는 이벤트로 이뤄진다.

충남도교육청 학교정책과 신열호 장학사는 “올해부터는 교육공동체 모두가 참여하는 ‘함께 만드는 졸업식’이 많아질 것”이라며 “이와는 별도로 중학교 졸업식의 파행은 선배인 고교 1학년생들이 부추기는 경향이 많은 만큼 이들에 대한 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공연과 전시가 있는 졸업식

강원 태백시 황지여중 학생들은 1년 동안 방과후 활동을 통해 틈틈히 졸업식 공연 준비를 해 왔다. 지난해 여름 공연 연습 중인 황지여중 학생들. 사진 제공 황지여중

태백 황지여중은 다음 달 10일 열리는 졸업식을 전시와 공연이 어우러진 축제로 진행한다. 교사와 학생들은 학기 초 졸업식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연중 방과후 활동을 통해 축제 같은 졸업식을 준비해 왔다. 이 학교 졸업식은 오후 5시 반부터 열린다.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합창, 중창, 고전무용, 재즈댄스 등을 펼치고 학부모와 졸업생 대표의 영상 편지가 상영된다. 또 학급별 마지막 영상 종례와 졸업장 수여로 행사가 마무리된다. 이에 앞서 오후 2시부터는 식전 행사로 학생 작품 및 쪽지글 전시회가 열린다.

강릉의 강원예고도 학생들의 실력을 뽐내는 축제형 졸업식을 준비했다. 미술 작품 발표회를 비롯해 졸업 축하 음악회, 무용 공연 등을 펼친다. 또 졸업생과 학부모가 나란히 앉도록 자리 배치를 하고 같이 무대에 올라 졸업장을 받도록 했다.

다음 달 16일 졸업식을 하는 원주 태봉초교는 제자들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교사들이 직접 축하 공연을 준비 중이다. 교사들이 공연 기획을 하고 방학을 이용해 연습에 집중해 왔다.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한 가족들을 위해 졸업식 진행 장면을 인터넷으로 실시간 중계도 할 방침이다.

춘천 대룡중은 다음 달 10일 열리는 졸업식을 교복 대신 학사모와 가운을 입고 진행하며 후배들에게 교복을 물려주는 행사도 연다. 또 작품 전시회와 재학생 축하 공연, 졸업생들의 연주도 준비돼 있다. 대룡중의 이 같은 졸업식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황환각 대룡중 교장은 “지루한 졸업식이 아닌 즐거운 졸업식을 연다는 생각으로 교사와 학생들이 직접 기획했다”며 “학부모와 학생 모두의 기억에 남는 졸업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