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혜왕·하’ 제8장으로, 맹자의 정치사상이 잘 드러나 있다. 이 章에 담겨 있는 맹자의 혁명론을 湯武放伐論(탕무방벌론)이라 한다. 정약용도 이 장을 매우 중시해서 放伐(방벌)의 문제를 다룬 논문을 작성했다.
湯(탕)은 殷(은)나라를 열었던 왕으로 成湯(성탕)이라고도 부른다. 桀(걸)은 夏나라의 마지막 왕이다. 放은 留置(유치)로 천자의 자리에서 쫓아내어 일정한 장소에 軟禁(연금)하는 것을 말한다. 書經(서경)의 ‘仲(회,훼)之誥(중훼지고)’에 보면 成湯(성탕)이 桀王(걸왕)을 南巢(남소)에 유치했다는 말이 있다. 武王은 부친 文王의 뒤를 이어 周나라를 열었던 왕이다. 伐은 征伐(정벌)이다. 紂는 殷나라의 마지막 왕이다. 有諸는 ‘그런 일이 있습니까?’로 풀이한다. 諸는 지시사 之와 의문종결사 乎가 결합한 형태이다. 於傳의 傳에 대해서는 옛 책이라고 보는 설과 전해오는 말이라고 보는 설이 있다. 弑는 신하가 그 군주를 죽이는 일이다. 可乎는 ‘그런 일이 있어도 된단 말입니까?’라는 뜻으로, 항의하여 묻는 어감을 지닌다.
湯王은 하나라 말 桀王의 제후였고 武王은 은나라 말 紂王의 제후였다. 그런데 桀王과 紂王이 暴政(폭정)을 행하여 民心을 잃었으므로 湯王과 武王이 각각 그들을 放伐한 것이다. 이것은 외견상 신하가 군주를 弑害(시해)한 일이기에 제나라 宣王(선왕)은 ‘그런 일이 있어도 된단 말입니까?’라고 물은 것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