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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열의 통신원 수첩]PGA 한국인 7명 첫 전원 출전 파머스 오픈 가보니…

입력 | 2011-01-28 03:00:00

깍듯한 후배, 다정한 선배




올해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사상 한국 선수들이 가장 많이 참가하는 시즌이다. 베테랑 최경주, PGA 챔피언십 우승자 양용은과 위창수를 비롯해 올해 처음 투어 카드를 획득한 루키 강성훈과 김비오, 한국계 앤서니 김, 케빈 나 등 7명이나 된다.

28일부터 샌디에이고 인근 라호야의 토리파인스에서 열리는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는 처음으로 이들 7명 전원이 출전한다. 대회 전날인 27일에는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이 눈에 띄었다. 신인 강성훈, 김비오 때문이었다. 둘은 미국 골프 연수를 통해 실력을 가다듬고 투어 카드를 획득한 선수들이지만 정서는 한국식이었다. 선배들을 볼 때마다 깍듯하게 인사하는 모습이 정겨웠다. 앤서니 김과 케빈 나는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한국식 선후배 관계가 다소 어색할 법도 했지만 뿌듯한 표정이었다. 서로 이름을 부르며 격의 없는 대화를 하다가도 후배들이 꼬박꼬박 존대어를 사용하는 게 싫지 않아 보였다. 코리안 아메리칸도 역시나 선배 대접 받는 것을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앤서니 김은 27일 프로암대회를 마치고 퍼트 연습을 하던 중 김비오가 다가와 아는 척을 하자 전화번호를 적어주며 영어로 “불편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전화해라”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강성훈도 연습그린에서 케빈 나에게 모자를 벗고 정중하게 “강성훈입니다”라며 인사를 하자 케빈 나는 “잘해라. 모르는 거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봐라”며 한국말로 격려했다.

강성훈은 연습장에서 최경주와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고 뒤에서 스윙도 지켜보며 선배의 좋은 점을 배우려는 자세를 보였다. PGA투어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한국식 선후배 관계가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한국 선수들끼리 인사하는 정도에 그쳤다.

올 시즌 한국 선수 7명이 PGA 투어에서 어떤 결과를 얻을지는 쉽게 점칠 수 없다. 하지만 7명이 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미국 언론의 뉴스거리일 게 분명하다.

문상열 기자 moonsytexas@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