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 출신의 엘리트 경찰관이 60대 어머니를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한 전직 경찰관은 현역 재직 당시 사행성 게임장을 함께 운영하던 동업자가 검찰 조사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는 이유로 그의 집에 불을 질러 살해했다. ‘함바 비리’ 사건에 연루된 강희락 전 경찰청장의 구속으로 가뜩이나 뒤숭숭한 터에 일부 경찰관의 잔혹한 범행까지 겹쳐 경찰은 만신창이가 됐다. 한 경찰 간부는 “창피해 국민 앞에 얼굴을 들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듯이 전국의 경찰관이 10만여 명이나 되다 보니 크고 작은 사건 사고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경찰관이 친모(親母)를 살해하고, 사행성 게임장을 운영한 것도 모자라 증인의 입을 막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 것은 인성 파괴의 악질적인 범죄에 해당한다. 이번 기회에 경찰 선발 방식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되짚어봐야 한다.
경찰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법과 질서를 지키는 파수꾼이다. 경찰이 사회악과 무질서에 맞서 싸우기 때문에 국민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다. 그런데 정작 경찰이 부정을 일삼고 흉악범 같은 범죄를 저지른다면 국민은 사회를 방어하는 보루가 무너진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선진 외국에 가면 경찰들이 자랑스럽게 제복을 입고 출퇴근한다. 우리 경찰은 제복을 잘 입지 않는 편이다. 경찰이 직업인으로 자긍심을 가질 수 있으려면 경찰 총수부터 말단 경찰관에 이르기까지 자중자애(自重自愛)하고 제복의 명예를 더럽히지 않으려는 노력을 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