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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하루 슛 1000개 던지며 ‘보상선수’ 설움 씻어

입력 | 2011-01-29 03:00:00

‘모비스의 보배’ 된 노경석… 36경기서 평균 11점 넣어




“지금이 제일 좋아요.”

요즘 어딜 가나 ‘보배 같은 보상 선수’라는 얘기를 듣는 모비스 노경석(28·사진)은 “농구를 시작한 초등학교 5학년 때 이후로 농구를 제일 잘하고 있는 것 같다”며 조금은 쑥스러운 듯이 말했다.

노경석은 보상 선수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김효범을 SK에 내준 모비스가 SK에서 그를 데려왔다. FA를 데려간 구단은 보상 선수 1명과 FA의 전년도 연봉 100%를 주게 돼 있다.

올스타전 브레이크에 들어간 28일 현재 노경석은 36경기에 모두 나가 평균 30분을 뛰면서 경기당 11점을 넣었다. 평균 1.9개를 넣고 있는 3점슛은 4위에 올라 있다. 김효범이 지난 시즌 모비스에서 뛰면서 평균 11점을 넣었으니 보상 선수로서 100% 제 몫을 해주고 있는 셈이다.

건국대를 졸업한 노경석은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SK의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입단 후 두 시즌 동안 벤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평균 3점대 득점에 그쳤다. 문경은, 방성윤 등 내로라하는 선배들에게 밀려 출전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그는 2008년 상무에 입대했고 군 복무를 마친 뒤 모비스로 유니폼을 갈아입고 변신한 것이다.

그는 요즘 농구가 잘되는 이유를 묻자 “감독님이 출전 기회를 많이 주니까”라며 겸손해했다.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서 출전 기회만 얻는다고 성적이 절로 좋아질 리는 없다. 실력이 안 되는 선수에게 무턱대고 기회를 줄 감독도 없다.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아 다시 묻자 그는 솔직해졌다. “작년 3월 말년 휴가를 나왔을 때도 하루에 1000개씩 슛을 던졌어요. 한번 독하게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어요.”

그는 주변에서 ‘순둥이’란 소리를 많이 듣는다고 한다. 얼굴에서 풍기는 느낌도 비슷하다. “조금 더 독해지고, 적극적인 플레이를 하면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 같아요.” 그는 “한꺼번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이번 시즌 목표인 두 자릿수 평균 득점을 시작으로 최고를 향해 차근차근 다가서고 싶다”고 말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