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의 보배’ 된 노경석… 36경기서 평균 11점 넣어

요즘 어딜 가나 ‘보배 같은 보상 선수’라는 얘기를 듣는 모비스 노경석(28·사진)은 “농구를 시작한 초등학교 5학년 때 이후로 농구를 제일 잘하고 있는 것 같다”며 조금은 쑥스러운 듯이 말했다.
노경석은 보상 선수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김효범을 SK에 내준 모비스가 SK에서 그를 데려왔다. FA를 데려간 구단은 보상 선수 1명과 FA의 전년도 연봉 100%를 주게 돼 있다.
건국대를 졸업한 노경석은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SK의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입단 후 두 시즌 동안 벤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평균 3점대 득점에 그쳤다. 문경은, 방성윤 등 내로라하는 선배들에게 밀려 출전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그는 2008년 상무에 입대했고 군 복무를 마친 뒤 모비스로 유니폼을 갈아입고 변신한 것이다.
그는 요즘 농구가 잘되는 이유를 묻자 “감독님이 출전 기회를 많이 주니까”라며 겸손해했다.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서 출전 기회만 얻는다고 성적이 절로 좋아질 리는 없다. 실력이 안 되는 선수에게 무턱대고 기회를 줄 감독도 없다.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아 다시 묻자 그는 솔직해졌다. “작년 3월 말년 휴가를 나왔을 때도 하루에 1000개씩 슛을 던졌어요. 한번 독하게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어요.”
그는 주변에서 ‘순둥이’란 소리를 많이 듣는다고 한다. 얼굴에서 풍기는 느낌도 비슷하다. “조금 더 독해지고, 적극적인 플레이를 하면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 같아요.” 그는 “한꺼번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이번 시즌 목표인 두 자릿수 평균 득점을 시작으로 최고를 향해 차근차근 다가서고 싶다”고 말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